토요타와 JAXA가 공동개발 중인 '루나 크루저'가 최근 지상에서 주행시험에 성공했다. / TOYOTA
일본의 자동차기업 토요타가 개발 중인 유인 달 탐사차 ‘루나 크루저(Lunar Cruiser)’가 최근 지상에서의 첫 주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9년부터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향후 미국의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과 연계돼 달에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루나 크루저는 오프로드 성능으로 잘 알려진 ‘랜드크루저(Land Cruiser)’의 명성을 계승한 모델로 2023년 공식 명칭을 처음 공개됐다. 이번 지상 주행 시험은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돼 온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개발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며, 토요타 자체 채널인 ‘토요타 타임스’를 통해 시험 장면 또한 처음으로 공개됐다.
토요타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탐사차는 달 표면을 장기간 탐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가압형 로버’로, 우주복 없이도 내부에서 장시간 활동이 가능한 구조다.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진행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초반 임무들은 모두 우주비행사들이 도보로 탐사를 수행해야 하지만, 2030년 예정된 아르테미스 5호 미션부터는 탐사차가 본격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5호에 도입될 예정인 탐사차는 ‘LTV(Lunar Terrain Vehicle)’로, 현재 미국의 세 기업이 경쟁 중이다. 다만, 이들 모델은 모두 가압형이 아닌 비가압형으로, 단거리 탐사에 적합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토요타 루나 크루저는 최대 1만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성능과 생명 유지 장치를 갖춘 유일한 가압형 모델로, 장거리·장기간 탐사를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루나 크루저의 동력원으로는 수소 연료전지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는 토요타가 이미 상용화한 수소차 ‘미라이(Mirai)’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제한된 에너지 자원을 운용해야 하는 달 환경에서도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차량 크기는 미니버스 두 대를 나란히 놓은 수준이지만, 내부는 생명 유지 장비와 필수 탐사 장비로 채워져 있어 통상 2명이 탑승하고, 비상시 4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섭씨 -170도에서 120도까지 변화하는 극한 환경과 6분의 1에 불과한 달의 중력 조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루나 크루저는 NASA와 JAXA 간의 협약에 따라, 오는 2032년 아르테미스 7호 임무에서 본격 투입될 예정이며, 10년간 지속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NASA는 달 표면에서 최대 30일간 지속되는 장거리 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JAXA는 이에 대한 대가로 향후 아르테미스 임무에 자국 우주인 2명을 탑승시킬 권리를 확보했다.
루나 크루저의 실제 달 발사는 2032년 이후 스페이스X의 로켓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이번 첫 주행 시험은 인류의 우주 탐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되며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