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에 '코로나'지형 수백개 !
지금도 '맨틀 활동' 활발

NASA 마젤란 30여년 전 '코로나' 데이터 바탕 새 연구
지질학적 정체된 행성 아니라 지금도 맨틀기둥 생성 추정


금성 남반구에 위치한 대형 케찰페틀 코로나 개념도. / NASA, JPL-Caltech, Peter Rubin

 

평균 섭씨 460도의 뜨거운 표면 온도, 지구의 90배에 달하는 대기압,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 있는 대기, 황산 구름이 존재해 산성비가 내리는 곳, 금성(Venus). 금성은 척박한 환경이지만 지구인에게는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었다. '지구의 자매 행성'으로 불리는 금성의 지각 활동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금성은 여전히 지질학적으로 활발하며, 거대한 원형 지형인 '코로나(coronae)'가 그 증거라고 사이테크데일리가 현지시간 20일 보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마젤란 우주선(1989~94)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새 연구는 금성 내부의 뜨거운 물질이 표면을 뒤바꾸며 코로나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성이 지구와 다른 방식으로 지각 활동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성 표면 수십에서 수백km에 걸쳐 있는 코로나는 내부의 뜨거운 맨틀 물질이 상승하며 형성된다. NASA의 마젤란 임무는 이러한 코로나 수백 개를 발견했다. 이는 금성의 독특한 지질 활동을 이해하는 열쇠라고 해석된다.

 

1990년대 마젤란 우주선은 금성의 표면과 중력장을 상세히 지도화했다. 최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연구는 해당 데이터를 재분석해 75개 코로나 중 52개가 여전히 활성 맨틀 기둥에 의해 형성되고 있음을 밝혀냈다. 금성이 지질학적으로 정체된 행성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코로나 주변에서는 섭입(subduction), 암석권 낙하, 화산 활동 등 다양한 지각 과정이 관찰된다. 섭입은 한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들어가는 경우다. 암석권 낙하는 차가운 물질이 맨틀로 가라앉는 현상으로, 일부 코로나에서 화산 활동을 유발한다.

 

지구의 판구조론과 달리 금성에는 이동하는 지각판이 없다. 연구팀은 금성의 코로나 현상이 지구의 판구조론 이전 시기와 비슷하다고 해석한다.

 

다가오는 NASA의 VERITAS(금성 방출률, 전파 과학, 간섭계 합성개구레이더, 지형학, 그리고 분광학) 미션은 2031년경 금성의 고해상도 중력 및 지형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코로나의 형성 과정을 더 명확히 밝히고, 금성과 초기 지구의 지질학적 유사성을 이해하는 데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코로나의 기원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3D 지구역학 모델을 통해 맨틀 기둥이 코로나를 형성한다고 보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 VERITAS가 제공할 고해상도 데이터는 금성의 지각 과정과 우주의 지질학적 진화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