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성공, 러시아는 실패... '달의 남극'은 어떤 곳?

발사 직전의 찬드라얀3호. / ISRO

 

인도 달 탐사선이 달의 남극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8월 24일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에 따르면, 찬드라얀 3호는 한국 시간으로 전날 오후 9시4분(현지시간 오후 6시4분)에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직전에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25호가 달표면에 추락하면서 실패로 끝나 인도의 성공이 더욱 극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남극 착륙에 몰입하는 것일까.

 

달의 남극은 지형도 울퉁불퉁하고 햇볕도 거의 들지 않는 험한 곳이다. 그러니 얼음으로 뒤덮여 있을 가능성이 컸는데,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1호가 달을 돌면서 남극을 포함한 달의 뒷면에 얼음 상태의 물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 달 탐사가 다시 뜨거워졌고, 특히 가끔은 해가 들기도 하는 남극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이 중요한 미션으로 부각됐다.

 

달 남극은 지표면이 울퉁불퉁하며 크레이터가 많아 착륙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달 착륙은 대부분 ‘달의 앞면’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2008년 인도의 찬드라얀 1호가 달 궤도를 돌며 달의 뒷면 태양빛이 들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에 얼음 상태의 물이 있다는 관측 결과를 내면서 달 탐사에 속도가 붙었다.

 

NASA는 2010년 달 남극 카베우스 분화구에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1500개를 채울 수 있는 약 38억리터의 물과 얼음이 있다고 발표해 기대감을 더 높였다.

 

달의 남극. / NASA

 

얼음이 있으면 이를 녹여 물로 만들 수 있다.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뤄져 있다. 수소는 로켓 연료로 사용할 수 있고, 산소는 인간이 호흡하는 데 필요하다. 그러므로 물은 달을 지속적으로 탐사하거나 지구 밖 심우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원이다.

 

또 달 남극에는 핵융합 원료인 헬륨-3, 희토류, 우라늄, 백금, 수은 등 희귀 자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달기지를 건설하고 싶은 나라들은 지역의 물리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 남극은 상대적으로 일교차가 적어 우주인이 탐사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여겨진다. 달에는 대기가 없어 낮에는 120도, 밤에는 영하 170도까지 떨어지는 곳도 있다. 이와 달리 달 남극 일교차는 10도 정도다.

 

달을 우주탐사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큰 그림에서 봤을 때 달의 남극은 아주 중요한 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게 됐다. 인간 생활에 필수적인 식수는 달 유인기지 건설의 큰 장애물로 여겨져 왔는데 달에서 물을 직접 얻을 수 있다면 유인기지 계획도 탄력을 받게 된다. 게다가 물을 전기분해해 추진체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를 얻을 수 있으니, 달에서 심우주 탐사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가능해진다. 달을 전초기지 삼아 화성 등 다른 행성 탐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기지를 구축할 공간이다. 달 남극은 지표면이 울퉁불퉁해 착륙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적합한 공간을 확보하려면 먼저 찾는 게 중요하다. 또한 1967년 발효된 유엔 우주조약에 따라 달 영토는 어느 국가도 점유할 수 없지만 향후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면 이 조약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서 러시아와 인도가 먼저 남극에 착륙하겠다고 경쟁하듯 시도했고, 미국은 2025년 아예 유인 달 탐사선을 달 남극으로 보낼 계획이다. NASA는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3차 프로그램으로 우주비행사 2명을 달 남극에 보내 1주일간 탐사 후 복귀시키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NASA는 유인우주선을 지속적으로 달에 보내 달 기지 건설을 본격 추진할 계획. 달 상공에는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띄우고 지상에도 달 표면 기지를 세워 인간을 달에 상주시킨다는 목표다.

 

중국은 2019년 무인 달 탐사선 창어4호로 인류 최초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고, 2024년 창어 6호를 발사해 달 남극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다양한 측면에서 인류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달의 남극은 당분간 세계 우주 강국들의 기술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