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Moon-Walkers
달을 걸은 위대한 모험가들

NASA가 정리한 12명의 '문워커(Moon-Walkers)'. / NASA

 

닐 암스트롱. 아마도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조종사다. 최근 미국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25년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고, 달에 기지를 구축해 화성 등 심우주 탐사를 시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2040년 유인우주선을 달로 쏘아 우주인을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 2032년까지 달 탐사를 위해 무인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계획. 2030년대에는 한국 우주인도 달에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숨가쁜 달 유인탐사 계획들이 다시 추진되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도대체 그동안 달에 간 사람은 몇명이나 되지? 닐 암스트롱 한사람만 간 것인가? 동료도 있었을텐데... 이런 의문들을 풀어보자.

 

먼저 개략적으로 설명하면 미국 항공우주국, 즉 NASA는 1969년부터 1972년까지 모두 6차례 달 유인 탐사를 진행했다. 아폴로 11, 12, 14, 15, 16, 17호가 달 착륙에 성공해 우주인 12명이 달에 내렸다. 그들은 모두 미국인이었고, 백인남성이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따라 2025년에 달에 갈 우주인에 여성과 유색인종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주목을 받는 이유가 여기있다.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닐 암스트롱을 달에 보낸 NASA의 자료를 기본으로 미국의 각종 과학저널들을 참고해 코스모스 타임즈가 정리해 봤다. 

 

1969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내려선 닐 암스트롱이 찍은 버즈 올드린. 그의 보안경 속으로 암스트롱과 아폴로11호가 보인다. 이들 우주인은 핫셀블라드 500EL 카메라에 자이스 비오곤 60㎜ F5.6 렌즈를 마운트하고, 카메라를 가슴에 장착해 사진을 찍었다. / NASA

 

1.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 아폴로11호
1930년 8월 5일~2012년 8월 25일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이 위대한 말로 유명한 닐 암스트롱은 달에 발을 디딘 첫 우주인이다. 미 해군 조종사로 6.25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한 그는 많은 첫 도전을 남겼다. 공군이 아닌 첫 '민간인'으로 우주조종사가 됐고, 제미니8호 사령관으로 처음 지구 궤도상의 우주선 도킹에 성공했다.  저 유명한 아폴로11호 사령관으로 달에 내려선 첫 우주인이 된 것은 1969년. 1969년 7월 21일 오전 11시 56분 20초(한국시각), 인간은 처음으로 달 표면이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고, 사령관 암스트롱이 첫 달을 내려선 것이다. 원래는 그의 동료 버즈 올드린이 첫번째로 달에 내려설 예정이었지만, 사령관이었던 암스트롱이 캡슐 안의 위치 때문에 먼저 내려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스트롱은 심장우회 수술을 받고 그 후유증으로 82세의 나이로 2012년 세상을 떠났다.

 

2. 버즈 올드린(Edwin 'Buzz' Aldrin) 아폴로11호
1930년 1월 20일~
에드윈 '버즈' 올드린은 닐 암스트롱과 함께 아폴로11호에 타고 달에 가 달토양을 밟은 사람이다. 그는 공군 조종사로 시작했고 나중에 MIT에서 두 대의 우주선이 같은 궤도에 진입하고 서로에게 접근할 때 일어나는 '인간 궤도 랑데부'에 대한 박사 논문을 썼다. 올드린은 시험 조종사로서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원래 NASA의 우주 비행사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것이 거절되었지만 결국 받아들여졌고, 달에 발을 디딘 두 번째 사람이 되었다. 그는 1972년 NASA에서 은퇴했고, 공군 사관학교에서 지휘관으로 복무했고, 우주 기술의 개선을 연구하는 것을 포함하여, 다양한 역할들을 맡았다. 닐 암스트롱의 냉철함과 반대 성격으로 유명했던 올드린은 활력 넘치는 에피소드도 있다. 2002년, 한 음모론자가 올드린의 달 착륙이 거짓말이었다며 거리에서 그를 괴롭혔다. 72세의 나이에, 올드린은 그 남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89세의 나이에, 그는 아폴로 11호의 착륙 50주년 기념일에 기꺼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3. 피트 콘래드(Charles 'Pete' Conrad) 아폴로12호
1930년 6월 2일~1999년 7월 8일
난독증이 있던 피트 콘래드는 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우주비행사가 되었다. 수학과 과학에서 뛰어났고, 프린스턴에서 항공공학 학위를 받았고, 해군 시험조종사와 비행교관이 되는 과정을 거쳐 우주인이 되었다. 콘래드는 1962년에 NASA 우주비행사에 합류한 콘래드는 제미니5호 임무 동안 우주에서 8일을 보내면서, 그 당시 우주 최장 체류 기록을 세웠다. 그는 계속해서 아폴로 12호를 지휘했고, 달 위를 걸은 3번째 사람이 되었다. 그는 닐 암스트롱의 유명한 멘트에 빗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이, 그 첫 발걸음이 닐에게는 작은 것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긴 것이다." 닐에 비해 키가 작아 '피트'라는 별명을 이름 가운데 갖고 있는 콘래드의 유머러스한 표현이었다. 피트 콘래드는 1973년에 NASA에서 은퇴했고 민간 부문에서 일했다. 그는 아폴로 12호 이후 30년이 지난 1999년에 오토바이 충돌로 사망했다.

 


앨런 빈이 달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들을 모아놓은 '앤런빈 갤러리'. / alanbean.com

 

4. 앨런 빈(Alan Bean) 아폴로12호
1932년 3월 15일~2018년 5월 26일
앨런 빈은 다른 많은 우주비행사들처럼, 미 해군 시험조종사로 출발했다. 그는 1963년 NASA에 합류했고 아폴로12호 달 착륙선을 조종했다. 그는 또한 NASA의 첫 우주 정거장인 'Skylab3'의 지휘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빈은 NASA 은퇴 이후 독특하게도 달에서의 그의 경험과 지구의 관점을 묘사하면서, 화가가 되었다. 빈은 그의 그림들에 질감을 주기 위해 우주복의 달 먼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alanbean.com이라는 사이트는 그의 그림을 보고 살 수 있는 온라인 갤러리다. 그는 2018년에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5. 앨런 셰퍼드(Alan Shepard) 아폴로14호
1923년 11월 18일~1998년 7월 21일

앨런 셰퍼드는 달 위를 걸은 5번째 사람이자 2번째 '앨런'이며 '가장 나이가 많은 우주인'이다. 그는 사실 1961년 5월 프리덤7호에 탑승해 이미 우주의 첫번째 미국인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었다. 전체 비행은 단지 15분이었고 지구 위 116마일밖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미국 우주 프로그램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NASA의 우주조종사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은 바 있는 셰퍼드는 그의 발목을 잡던 내이증 등 질병을 고치고, 1971년에 아폴로14호의 지휘관으로 선택됐다. 셰퍼드는 사실 아폴로13호(달에 근접했으나 폭발사고로 미션을 포기하고 귀환, 무사귀환의 신화를 쓴 우주선) 임무의 일원으로 선택되었지만, NASA는 그의 건강회복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줬다. 그 덕에 그는 아폴로14호에 탑승했고, 47세에 달 착륙에 성공해 당시로서 가장 나이가 많은 우주인의 기록을 세웠다. 그는 또한 달 표면을 가로질러 두 개의 골프 공을 친 사람으로 유명하다. 아폴로 14호 이후에도 셰퍼드는 우주비행사 역할을 계속했다. 셰퍼드는 1998년에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6. 에드거 미첼(Edgar Mitchell) 아폴로14호
1930년 9월 17일~2016년 2월 4일
뉴멕시코에서 자란 에드거 미첼은 어린 시절 비행을 배우기 시작해, 결국 공군의 시험 조종사가 되었다. 미첼은 아폴로13호의 임무 운영팀에서 일하며 임무 시작 이틀만에 산소 탱크가 폭발한 후 문제 해결을 도왔다. 닉슨 대통령은 그 공로로 1970년 미첼에게 자유훈장을 수여하였다. 아폴로14호 미션을 수행하면선 미첼과 셰퍼드는 33시간 동안 달 표면을 탐사했고 90파운드가 넘는 암석 샘플을 수집해 귀환했다. 지구로 돌아온 미첼은 우주에서 '연결(connections)'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NASA에서의 경력에 이어 그는 의식, 초자연적 현상, UFO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 미첼은 "과학적인 탐험과 개인적인 발견을 통해 현실의 상호 연결된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인 Noetic Sciences 연구소를 설립했다. 2008년 인터뷰에서 그는 UFO가 진짜로 지구를 방문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첼은 달 착륙 45주년을 하루 앞두고 2016년에 사망했다.

7. 데이비드 스콧(David Scott) 아폴로15호
1932년 6월 6일~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조종사가 된 그는 닐 암스트롱과 함께 제미니8호 미션을 수행하면서 NASA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NASA는 1971년 여름 아폴로15호의 지휘관으로 스콧을 선택했다. 이것은 달 표면 이동체(LVR)을 이용한 첫번째 미션이었다. 달에서 17마일을 이동했다. 스콧은 망치와 깃털을 동시에 떨어뜨리는 TV시연도 달에서 실시간으로 진행했다. 지구에서는 망치가 깃털보다 더 빨리 떨어지지만, 달에서는 공기가 없는 진공상태에 있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떨어져 모든 물체가 질량에 관계없이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는 갈릴레오의 이론을 확인시켜 주었다.

8. 제임스 어윈(James Irwin) 아폴로15호
1930년 3월 17일~1991년 8월 8일
제임스 어윈은 창조론을 지지한 유일한 아폴로 우주비행사로 추정되는 사람이다.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어윈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시험 조종사가 되었다. 1961년 조종 훈련 중 추락사고를 당한 어윈은 복합 골절을 입었고, 거의 다리를 잃을 뻔 했지만 회복해 1966년 NASA로 가서 아폴로15호에 탑승한 데이비드 스콧과 알프레드 워든 등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NASA에서 근무하면서 어윈은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는 1983년 그의 책, <지구인들보다 더 많은~(More then Earthlings)>에서, 창세기에 기술된 창조이야기는 사실적인 역사라고 믿는다고 했다. 어윈은 후에 세 번의 심장마비를 겪었고 1991년 6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9. 존 영(John Young) 아폴로16호
1930년 9월 24일~2018년 1월 5일
존 영은 NASA에서 42년간 우주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그동안 6개의 우주 임무를 수행했으며 835시간을 우주에서 보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존 영은 해군 시험 조종사를 거쳐 NASA에 들어가게 된다. 영은 제미니3호의 조종사로 첫 제미니 유인우주선 조종사가 된다. 그가 콘비프 샌드위치를 우주선에 몰래 가져갔다가 NASA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아폴로11호를 준비하기 위해 달로 비행했다가 돌아오는 아폴로10호 임무에 참여하기도 한 영은 1972년 4월 아폴로16호의 지휘관으로 달 위를 걷는 9번째 사람이 되었다. 그는 이후 NASA의 우주왕복선 지부장을 맡았고, 앨런 셰퍼드의 뒤를 이어 우주비행사 사무소장이 되었다. 그는 1980년대초에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에서 임무를 2차례 수행하기도 했다. 2004년에 NASA에서 은퇴한 존 영은 2018년에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0. 찰스 듀크(Charles Duke) 아폴로16호

1935년 10월 3일~

10번째 '문워커(Moon-Walker)'이면서 그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조종사 찰스 듀크.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찰스 듀크는 1966년 NASA에 합류해 아폴로 11호의 캡콤(CAPCOM)으로 근무해 우주비행사들과 교신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아폴로13호의 달 착륙선의 예비 조종사였지만, 홍역에 걸려 존 영과 함께 아폴로16호에 탑승하게 됐다. 아폴로16호 임무 동안, 듀크는 36세의 나이로 달에 방문함으로써 달을 걸은 최연소 남성으로 기록됐고 달 표면에 그의 가족(아내와 두 아들)의 사진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11. 유진 서넌(Eugene Cernan) 아폴로17호
1934년 3월 14일~2017년 1월 16일

'달에 머문 마지막 인간(the last man on the Moon)', 유진 서넌. 해군조종사로 복무한 후, 그는 제미니와 아폴로 프로그램을 위해 NASA에 합류했다. 제미니 프로그램 동안, 서넌은 우주선을 떠나 우주선 밖 활동(EVA)을 수행한 초기 우주 비행사 중 한 명이었다. 아폴로10호에서 존 영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그는 해리슨 슈미트와 함께 세 차례의 EVA를 실시했던 아폴로17호의 지휘관이었다. 달 표면에서 22시간을 보낸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암석 샘플을 얻는데 사용했다. 우주선에서 제일 먼저 달로 내려섰지만 마지막으로 달 착륙선에 탑승했기 때문에, 그는 달 위를 걸었던 '가장 최근의 사람'이다. 은퇴 후 민간 부문에서 일하다 82세의 나이로 2017년에 사망했다.


1972년 12월 7일 아폴로17호 승무원에 의해 촬영된 지구의 모습 'the Blue Marble'. 50주년을 맞아 NASA가 공개한 사진. / NASA

 

12. 해리슨 슈미트(Harrison Schmitt) 아폴로17호

1935년 7월 3일~1983년 1월 3일

해리슨 슈미트는 우주인 중에서는 특이하게도 조종사 출신이 아니라, 지질학자였다. NASA 이전에는, 미국 지질조사국의 우주지질학센터에서 일한 그는 아폴로 팀의 지질학 훈련과 달의 샘플 분석을 도왔다. 결국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았고 미국의회가 아폴로 임무에 대한 예산을 줄였을 때, 슈미트는 아폴로17호에 탑승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슈미트는 상당히 능숙하게 비행선과 탐사선을 조종했다고 한다. 해리슨 슈미트는 우주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인 달에서 본 지구 모습 '블루마블(the Blue Marble)'을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SA는 전체 승무원들의 작품으로 크레딧을 붙이고 있긴 하지만... 지구 귀환 후 임무를 조금더 지속하다가 뉴멕시코 상원의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