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17호 샘플 분석 "달 최소 44억6000만 살"

아폴로17호를 타고 1972년 달에 간 미국 우주조종사 해리슨 슈미트. / NASA

 

달의 나이는 그동안 44억년을 조금 넘는 것으로 추정되어왔다. 그런데, 실제로 달의 샘플을 분석해보니 44억6000만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달에 인간이 착륙한 마지막 우주미션이었던 아폴로17호가 가져온 샘플의 일부를 분석한 결과다. 

 

미국과 영국의 연구팀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1972년 달 유인 탐사 당시 아폴로17호 우주비행사들이 가져온 달 샘플 내 결정(crystal)을 분석한 결과, 이 결정은 최소 44억6000만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이는 달의 나이가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적어도 4000만년 이상 더 많다는 것을 알아냈다. 

 

달에서 온 결정 속 지르콘 알갱이 현미경 사진. / Jennika Greer, 연합뉴스

 

미국 필드박물관·시카고대 필립 헥 교수와 영국 글래스고대 제니카 그리어 교수팀은 24일 과학 저널 '지오케미컬 퍼스펙티브 레터스(Geochemical Perspectives Letters)'를 통해 1972년 아폴로 17호 우주인들이 달에서 가져온 지르콘 결정(ZrSiO₄)이 포함된 달 샘플의 생성 연대를 정밀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헥 교수는 "달 샘플 내 결정들은 지구와 거대 천체 충돌 후 파편들이 뭉쳐져 원시 달이 형성된 다음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고체"라며 "이제 이 결정들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밝혀졌기 때문에 이것이 달 연대기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가 아직 젊고 지구가 성장하고 있었던 40여억년 전, 화성 크기의 거대한 물체(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할 때 떨어져 나온 파편들이 큰 덩어리를 중심으로 뭉쳐져 달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달이 형성된 이 사건이 정확하게 언제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연구에 사용된 달 샘플은 아폴로17호의 마지막 달 탐사 임무에서 가져온 것이다. 달 먼지 등으로 구성된 샘플에는 수십억년 전 달이 만들어질 때 형성된 작은 지르콘 결정이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이 결정들을 분석하면 달 형성 시기를 정확히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에 착수해 최소 44억6000만년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