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벽 5시 부분월식
신비한 '우주쇼'는 왜?

2023년 10월 29일 새벽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에서 촬영된 부분월식과 2017년 8월 8일 한국의 부분월식. / space.com, 한국천문연구원

10월 29일 새벽, 부분월식 '우주쇼'가 펼쳐졌다. 한국시간새벽 5시를 전후해 서쪽하늘에서 부분월식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고되어 있었으나, 관측이 쉽지는 않았다. 미국의 우주 미디어 spasce.com은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부분월식을 동영상으로 생중계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지구 본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부분월식은 오전 4시 34분 30초에 시작되며 5시 14분 6초에 최대, 5시 53분 36초에 부분식이 종료되었다. 이번 부분월식의 최대 식분은 0.127로 달의 일부분만 가려진다. 즉 12% 조금 넘는 면적만 가려지는 부분식이다. 이번 월식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인도양에서 볼 수 있다. 

달이 지구 그림자에 최대로 가려지는 최대식 시각은 5시 14분 6초인데, 이때 달의 고도가 약 19도로 높지 않기 때문에 서쪽 지평선 근처 시야가 트여 있는 곳에서 맨눈으로 관측이 가능하다. 게다가 새벽에는 구름도 상당히 많은 편이어서, 사실상 관측이 어려웠다. 

 

29일의 월식 개념도. / 한국천문연구원

 

월식은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에 위치해 지구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이다. 보름달일 때 일어나고 지구가 밤인 지역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달의 궤도와 지구의 궤도가 약 5도 기울어져 있어 달의 위상이 보름달이라도 월식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자기 하늘에서 달이 사라지는 놀라운 현상이 생기면 고대인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그래서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특히 달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은 흉조로 두려움이 대상이 되었다. 그렇지만 아리스토텔레스처럼 현명한 고대인은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진다는 것을 파악했고, 그 현상을 통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간파했다고 한다. 

 

지금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구가 태양을 돌고, 달이 지구를 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서야 월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가능해졌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地動說)과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지구는 둥글다'는 이론이 인정된 다음에야 우주현상에 대한 이론적 수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음 월식은 2025년 9월 8일,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