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달에 사람이 산다!
집, 농사, 전력 등 과제는?

2035년에는 달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2035년 정도에는 인류가 (달 거주 등)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주투자 기업 IBX 캄 가파리안 대표이사의 언론 인터뷰에 포함된 말이다. 민간 우주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점점 우주 탐사 비용이 낮아지고 있고, 개별기업들의 특성에 맞는 생산물들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고향인 지구를 보호하고, 새로운 고향을 찾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는 가파리안 CEO는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인튜이티브머신즈’, 민간 상업 우주정거장 건설에 나선 ‘액시엄 스페이스’, 우주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퀀텀스페이스’, 소형 모듈 원전(SMR) 개발 미국 선두 기업 ‘엑스에너지(X-Energy)’ 등 다양한 첨단 기술 기업을 창업했다.

 

달 토양을 모사한 흙에서 자라는 담배 모종. / Yitong Xia 제공, 연합뉴스

 

점점 가능해지는 농사짓기

 

화성에 혼자 남은 우주인이 생존을 위해 농사를 시작한다. 영화 <마션>의 꿈같은 이야기가 점점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 중국 베이징대학 농대 연구팀이 달의 토양(lunar regolith)을 조성해 놓고, 3종의 박테리아를 주입해 담배 모종을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에 공개된 이 연구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달 유인기지 건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달의 토양에는 식물성장에 필수적인 질소가 부족하고 인산칼슘이 많아 식물성장에 방해가 된다. 중국 연구팀은 아폴로14호가 1971년 가져온 달의 토양을 흉내낸 모사체 토양을 만든 뒤 인산칼슘은 인으로 바꿔주는 미생물 5가지를 투입했다. 그 중, 바실러스 무실라기노서스(Bacillus mucilaginosus), 바실러스 메가테리움(Bacillus megaterium), 슈도모나스 플루오레센스(Pseudomonas fluorescens) 등 3가지 박테리아가 들어간 토양에서 인 함량이 늘어나면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토양으로 바뀌었다.

 

이들 토양에 담배 씨앗을 심어 재배한 결과, 살균처리만 한 토양보다 박테리아 토양에서 더 길고 튼튼하며 무게도 무겁고 엽록소도 100% 이상 많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토양의 산성도(PH)가 낮아져 인산칼슘이 인으로 바뀌는 과정을 추론할 수 있게 되었다. 이같은 결과는 이제 곧 달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우주 탐험 건축 회사 서치플러스(SEArch+)가 설계한 달에 지어진 주택 '루나 랜턴' 가상도. / SEArch+

 

우주인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단지

 

미국의 NASA는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달에 일반인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지구를 만들 계획이다. 달의 재료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효율적이며 혁신적인 이 계획은 2040년까지 실현시킨다는 일정으로 추진된다.

 

NASA는 달 집짓기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의 건설 기술 회사인 아이콘(ICON)과 건설 기술 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5720만 달러(약 770억원)를 2028년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달 표면의 암석, 광물 파편, 먼지 등을 활용해 건축 자재를 만들어 3D 프린터로 집을 만들어낸다는 계획의 기술개발책임자 니키 웨크하이저는 이에 대해 “우리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사람들을 모았다. 모두가 함께 발걸음을 디딜 준비가 되어 있다. 핵심 역량을 발전시킨다면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텍사스 일대에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주택단지를 건설한 경험이 있는 아이콘은 내년 2월 3D프린터가 달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방사선, 열 진공 상태 등 특정 상황에 대비한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NASA는 주택에 들어갈 가구 및 인테리어 디자인을 일부 대학 및 민간 기업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KSA와 함께 달에서 사용할 전력을 충당할 모듈형 원전을 개발하고 있는 롤스로이스가 만든 달기지 개념도. / 롤스로이스

생존과 연구 위한 에너지는 모듈형 원전?

 

이제 집을 지을 수 있고, 농사를 지어 먹을 것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 생활에 필수적인 에너지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지속가능성을 결정하게 된다.

 

NASA에 의하면 미국 에너지국(DOE)의 아이다호 국립연구소를 통해 ‘핵분열 표면 전력(FSP) 프로젝트’의 우주원전 예비설계를 위해 우주기업과 원자력기업인 록히드 마틴, 웨스팅하우스, IX를 선정하고 12개월간 각각 500만 달러 규모를 지원하는 계약을 2022년에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각 기업은 달 환경에서 최소 10년간 작동할 수 있는 40kW급 핵분열 발전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다. 이는 다른 전력시스템에 비해 작고 지역이나 햇빛 등 다른 자연 환경 조건에 상관없이 지속적인 전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ASA는 2030년까지 달 표면에 원자로를 설치해 탐사 등의 전력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인류는 태양광 패널과 방사성동위원소 열전지를 이용해 우주에서 전력을 생산했다. 하지만 달은 14일간 반복되는 낮과 밤의 특성상 태양광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실적 결론은 원전. 롤스로이스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각각의 형태로 모듈형 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

 

존 와그너(John Wagner) 아이다호 국립연구소 소장은 "이 미션이 성공하면 미국이 달에 원자력을 구축할 수 있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면서 "각 팀이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NASA와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는 2018년 5월 물과 중력을 쓰지 않고 연료를 한번 넣으면 10년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우주 탐사용 초소형 원자로를 설계한 바 있다.

 

현실 같은 우주 재현으로 주목 받은 영화 <더문>에 등장하는 월면차.

 

공기, 기온, 이동수단... 풀어가는 과제들

 

인간의 이주에서 사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기다. 공기. 달의 경우, 지구의 상태와 비교하면 진공에 가까울 수준의 대기가 존재할 뿐이기 때문에 테라포밍에서 첫 과제가 대기문제다. 토양의 변화와 인위적으로 기압을 높이는 작업을 하는가 하면, 특수한 염화불화탄소를 투입해 대기를 만들어가는 등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박테리아를 활용한 토양의 개선도 질소가 늘어나는 등, 대기상태의 개선이라는 중요한 변화를 이끌게 되고, 기온을 높여 식물을 심을 수 있게 된다면, 대기는 자연스럽게 점점 두꺼워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달에서 이동이 편리한 월면차, 즉 탐사용 로버의 개선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올해 4월, 현대차그룹은 달 표면 탐사 전용 소형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공개한 바 있다. 태양광을 통한 자체 충전 시스템과 자율주행이 결합될 뿐 아니라, 낮과 밤 기온차이가 300도에 달하는 극한 환경을 견디어 내는 열관리가 가능하고 방사능 차폐장치 등을 갖춰야 하는 ‘자동차’다. 또한 바퀴 대신 로봇팔을 이용한 주행 월면차도 개발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문제들을 찾아낼 수 있겠지만, 중요한 이슈들이 하나씩 해결되어 가고 있는 상황임은 확실하다. 다만, 전폭적 지원을 받는 연구에 돌입하려면, 도대체 왜 많은 돈을 들여 테라포밍, 혹은 달 탐사를 시도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철학적 의미를 포함한 큰 원칙에의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것 또한 풀기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