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왜 앞면만 보일까?
똑같은 자전-공전, 실험해 볼까?

우리 지구인은 달의 앞면만 볼 수 있다. 달의 뒷면은 영원한 수수께끼이다. 우주선을 타고 달의 뒷면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궁금해진다. 왜, 우리는 달의 앞면만 볼 수 있는 것일까. 달도 자전을 하는데 왜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는 것일까. 정답은 달의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기 때문이다. 이른바 동기회전(Synchronus Rotation)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27.3일이라는 같은 시간에 걸쳐 지구를 한바퀴 도는 공전을 하고, 달 자신이 360도 도는 자전을 한번 한다. 그래서 지구에서 보면, 달이 자전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커질 때도, 다시 그믐달로 작아질 때도 밝은 부분이 넓어지고 좁아질 뿐 전체 모양은 동일하다. 

 

간단한 촛불 실험으로 달의 자전-공전 체감하기

 

그렇다. 신비로운 동기회전 때문에 우리는 달의 앞면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뭐라고 하는지는 알겠지만, 느낌이 오지 않는다. 실제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어쨌든 달이 한바퀴 돌면, 당연히 뒷면도 보이는 것 아닌가?

 

이를 체감하는 방법이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실험이다. 기자가 한번 해봤다. 기자 스스로도 동기회전의 원리가 와닿지 않기 때문에 해본 것이다. 

 

거실 한가운데, 탁자를 놓고 그 가운데 촛불을 켜자. 그 촛불이 지구다. 우리 지구인이 테이블 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촛불을 바라보면서 한쪽에 서자. 서있는 나 자신이 달이다. 그리고 내 얼굴이 달의 앞면이다. 이렇게 상정하고 이제 회전하는 실험을 하면 된다. 

 

먼저, 제자리에서 한바퀴 돌아보자. 만약 달이 공전하지 않고 자전하거나, 천천히 공전하면서 빨리 자전한다면, 나의 얼굴과 뒤통수를 촛불의 자리에서 목격할 수 있다. 그런데, 달은 아주 천천히 자전한다. 

 

이제, 천천히 큰 원을 그리면서 계속 촛불을 바라보면서 촛불을 가운데 두고 한바퀴 돌아보자. 그렇게 한바퀴 돌면, 계속 얼굴은 촛불을 향해 있는데, 사실, 나는 360도 회전을 한 것이 된다. 위에 있는 석장의 사진을 보면 된다.  남이 한 것을 보는 것만으로는 이해가 안된다면, 아래 동영상을 보면서 직접 한번 해보자. 먼저 같은 자리에서 도는 것은 공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지를 체험하는 것이고, 천천히 크게 한바퀴 도는 것이 공전인데, 그 과정에서 자전도 딱 한번 하는 것이다. 직접해 보면 체감되는 것이 다르다. 간단한 실험으로 우주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체험이다.  

 

 

 

도대체 왜 자전-공전이 같게 됐을까?

 

아주 오랫동안 달의 자전-공전이 같은 이유를 '그저 우연히 그렇게 된 우주의 신비'라고 설명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과학적인 설명이 이뤄지고 있다. 

 

지구와 달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달을 이루는 덩어리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현재의 궤도에 붙잡히는 과정에서 달 내부에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게 되었고, 그것이 브레이크로 작용하면서 점점 자전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이다.  

 

달의 공전을 보여주는 달의 한달 주기 위치도. / NASA

 

지구의 중력과 조력으로 인해 달이 타원형으로 찌그러지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브레이크로 작용해 지금의 궤도에 붙들리는 과정에서 회전 속도가 점점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달이 형성되던 초기에는 외부의 인력과 내부의 구성물질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구의 중력에 끌려 지금의 궤도에 붙들리고 인력이 작용해 회전 속도가 느려지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힘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가해졌기 때문에 달의 한 쪽 면만을 보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과학적 사실'을 더하자면, 실제로 정확하게 절반만 우리가 보는 것은 아니다. 달의 공전궤도가 약간 타원형을 이루고 있어 공전속도가 시기마다 약간씩 다르고, 지구의 자전축 또한 아주 조금씩 흔들리는 칭동현상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 있는 달의 면적은 딱 50%가 아니라 59% 정도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달의 앞뒤가 바뀔만큼 커다란 변화는 없다. 그래서 얼룩얼룩 '달의 바다'라고 불리는 비교적 평평한 지면을 이루고 있는 달의 앞면을 우리는 늘상 볼 수 있고, 울퉁불퉁 험악한 산악지역, 크레이터 지형의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