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면 더 뜨겁고 물 많다
다누리 '놀라운 관찰' 화제

네이처, 미 지구물리학회 다누리 관련 발표 보도

달의 궤도를 도는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과 관련해 '말도 안되는 일'이 관측됐다. 달의 앞면보다 뒷면이 더 뜨겁거나 더 많은 물을 함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전기적 전도성에 관한 관측이다. 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인 '다누리'를 통한 관측결과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현지시간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지구물리학회(AGU)에서 한국의 다누리 연구진이 운영 상황과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고 발표했다. 네이처는 지금까지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발사된 다누리는 달 임무궤도를 돌면서 2025년 12월까지 달 착륙 후보지 촬영, 달 표면 원소‧광물 지도 제작을 위한 달 표면 편광‧감마선 관측, 달의 기원 연구를 위한 달 자기장 측정, 우주인터넷기술 검증 등 다양한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누리'가 촬영한 달의 뒷면(왼쪽사진)과 다누리의 임무성과를 성공적이라고 평가, 보도한 네이처.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지구물리학회에서 진호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는 다누리의 자기장 측정기(KMAG)와 미국의 달 과학위성 테미스 2기를 이용해 달 앞뒷면의 전기 전도성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관찰됐던 달의 앞면과 뒷면의 비대칭성에 또 다른 관찰 결과를 추가한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달의 뒷면이 앞면보다 전기적으로 전도성이 더 높았다. 달의 뒷면이 앞면보다 더 뜨겁거나 내부에 더 많은 물을 포함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를 두고 이안 개릭-베델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행성과학과 교수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아직 달의 한쪽 면이 다른 쪽 면과 다른 이유는 미지수로 남아있어 다누리의 향후 활동에 더 큰 기대가 모아진다. 

 

다누리에 탑재된 미 항공우주국 NASA의 카메라는 태양 광선이 닿지 않는 달의 극 부근 크레이터들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빛이 잘 드는 근처 지역에서 산란하는 소량의 빛을 포착한 것이다. 연구진은 달의 적도 부근에 있는 크레이터들을 관찰하면서,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덜 뚜렷하게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같은 현상을 달의 극지방에 있는 크레이터에도 적용할 경우,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달의 극지방 크레이터들의 실제 모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는 “다누리는 편광으로 달 표면을 관찰하는 카메라 두 대 중 한 대의 성능이 낮아 이미지를 처리해 정보를 얻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연구진들은 다누리의 성과에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며 “다누리가 예상 수명인 1년을 넘어 몇 달 또는 몇 년 더 오래 작동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은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 책임연구원은 네이처에 다누리의 임무를 두고 “사실 모든 것이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는다”며 “2025년 3월 일어날 일식 때 햇빛 대신 배터리에 의존해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