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명당?
다들 노리는 '달의 남극', Why?

2024년 2월 15일 미국에서는 또한번의 역사적인 우주선 발사가 있었다. 민간기업 인투이티브 머신즈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IM-1호)를 우주로 쏘아보내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의 발사다. 달 착륙에 성공하면 인류 역사상 최초의 민간기업 달 착륙이다. 그러니 세계적인 관심이 많을 수밖에.

 

이 착륙선의 착륙지점은 달의 남극이다. 얼마전 인도의 달 착륙선이 달 남극에 최초로 착륙한 이래, 수많은 나라에서 달의 남극 착륙을 노리고 있다. 도대체 달의 남극은 어떤 곳이기에, 또 얼마나 많은 달 남극 착륙 계획들이 추진되고 있는 것일까. 

 

 

미국 중국 줄잇는 남극 명당찾기

 

중국은 지금 미국과 더불어 전 세계 양대 우주 슈퍼 파워다. 미국이 하는 화성·달·소행성·우주정거장 등의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중국도 모두 하고 있거나, 곧 할 예정이라고 보면 무방할 정도다. 

 

미국은 현재 달 탐사계획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 중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이 이런저런 이유로 조금씩 연기되고 있는 틈이 생기자 중국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달 착륙 프로젝트의 경우, 두 나라가 노리는 착륙 후보지가 겹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NASA는 2022년 8월, 유인 우주선이 착륙할 달 남극의 후보지 13곳을 발표했다. 각각 가로·세로 15km인 지역으로, 달의 남극점에서 위도 6도 내에 위치한다.

 

그리고 2026년 중국의 창어 7호의 무인 착륙선이 내리려고 하는 후보지 10곳도 이 지역에 있다. ‘섀클턴(Shackleton)’, ‘헤이워스(Haworth)’, ‘노빌(Nobile)’ 크레이터 등 3곳이 두 나라의 계획이 겹치는 곳이다. 그만큼 착륙지로서 탐나는 명당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왜 ‘명당’인가?

 

미국과 중국은 모두 고도가 높아 비교적 태양빛이 잘 비치면서, 동시에 1년 내내 응달이 질 정도로 깊은 충돌구가 가까이 위치한 곳에 착륙해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달의 남극에 위치한 이런 깊은 충돌구에는 이미 얼음이 있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물이 있으면 우주인의 생활에 필요한 산소와 각종 우주 장비에 쓸 수소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두 나라 모두 달 남극의 깊은 충돌구 옆을 선호하는 것. 문제는 달표면에는 빻은 가루 같은 흙(레골리스·regolith)이 쌓여있어 우주선이 이·착륙 할 때마다 엄청난 먼지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두 나라 중 먼저 달에 도착한 곳에서 달기지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이어서 도착한 국가의 탐사선 착륙이 기지 건설에 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

 

그런데 달을 비롯한 우주에 대한 유일한 국제 조약은 1967년 ‘우주 조약(Out Space Treaty)’이다. 이에 따라 달의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두 나라의 경쟁은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의 싸움이 될 수 있다. 먼저 깃발을 꽂은 쪽에서 상대측에게 ‘여긴 우리가 먼저 왔으니 알아서 다른 곳으로 가라’라고 압박을 넣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달의 남극에 먼저 착륙한 ‘인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도는 2023년 8월, 달의 남극에 인류 최초로 탐사선 착륙을 성공시킨 국가로 등극했다. 동시에 달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4번째 국가로 우주 강국의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탐사선의 착륙 지점은 남위 69도.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는 착륙선 ‘비크람’과 탐사 로버 ‘프라이얀’으로 구성됐다. 비크람은 중량 1.7t으로 월면 온도와 열전도율을 측정하고 달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감지한다. 중량 26kg의 프라이얀은 X선 분광계로 암석과 토양의 원소를 분석한다. 두 장비는 총 14일 동안 탐사활동을 진행한다. 활동 기간이 14일 밖에 되지 않는 것은 달의 남극이 영구음영지대이기 때문인데, 달의 낮 주기인 지구의 14일 간 받을 태양열이 충분치 않고 밤 기간에는 전혀 햇빛이 없는 탓에 기재 내에 탑재된 배터리가 2주만에 방전되기 때문이다.

 

인도가 성공하면서 다시 전세계인들 사이에 달의 남극에 대한 관심이 촉발됐다. 달의 남극은 남극 에이킨 분지(South Pole-Aitken basin)로 둘러싸여 있다. 달의 남극점은 앞에서 미국과 중국이 달탐사선 착륙지로 고려하고 있는 '섀클턴 크레이터'. 영구음영지대가 존재하고, 이 때문에 낮의 뜨거운 열기를 피할 수 있어 얼음이 유지되고 있다. 남극권에는 크레이터와 분지, 솟아오른 봉우리 들도 많이 있다.

 

달기지 건설에 있어 최적인 ‘명당’이라는 것 때문에 앞으로도 달의 남극에 탐사선을 보내려는 국가 간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