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이 가장 기쁜 컬럼비아!
달 광고 시대도 개막?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오디세우스의 '성공적' 착륙 이미지. 

 

2024년 2월 22일(한국시간 23일) 미국이 52년만에 달 착륙에 성공했다. 그런데, 그동안의 달착륙과는 좀다른 부분들이 있다. 세계 최초의 기록이다. 바로 민간기업 우주선의 달 착륙이다. 다른 점은 여기서 출발한다. 그동안 NASA가 주도하는 우주탐사에도 홍보전략은 있었지만, 직접 광고가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바야흐로,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이다. 뉴스페이스시대는 흔히 국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넘어간다는 잣대를 이야기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우주개발/탐사가 국가의 국방과 국력 향상을 위한 것에서 인류의 일상생활과 민간의 질 향상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되는 것을 잣대로 삼는다. 우주와 연계되어 경제가 돌아가고, 우주 탐사의 뜻에서 인류의 미래를 발견해가는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와 아웃도어 기업 컬럼비아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미국의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가 ‘세계 최초의 민간 달 착륙’ 역사를 썼다. 이번 착륙은 민간 기업이 우주 탐사를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상징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우주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번 임무에 참여한 미국 의류기업 컬럼비아가 누리는 광고 효과 덕분이다.

 

오디세우스의 극저온 추진탱크에는 우주의 극심한 온도 차이를 견디기 위한 특수 열 반사 필름이 코팅돼 있다. 이 코팅제는 컬럼비아가 개발한 단열 소재 ‘옴니-히트 인피니티(Omni-Heat Infinity)’로 외부에는 컬럼비아의 브랜드 로고 Columbia가 Intuitive Mashines와  함께 적혀 있다. 오디세우스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컬럼비아 브랜드가 자연적으로 전세계인에게 노출되는 것이다. 

 

'옴니-히트' 소재의 사용에 대해 단계별로 설명하고 있는 컬럼비아 홈페이지. 

 

옴니-히트는 1964년 미 항공우주국 NASA의 마셜 우주센터에서 아폴로 달 탐사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한 의류용 단열 소재다. 이후 컬럼비아에서 겨울철 아웃도어 의류에 적용해 상용화됐다. 당초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컬럼비아에 오디세우스의 개발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브랜드 로고 부착을 제안했다. 그러나 컬럼비아는 옴니-히트가 오디세우스의 성능 개선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소재 사용을 제안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알 수 있듯, 달 마케팅이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 기술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일반적으로 한계라고 생각되는 영역을 뛰어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주복이 아니라 우주선의 외관에 사용되는 섬유, '지상의 당신의 재킷에서 달까지'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밝힌 컬럼비아의 홈페이지가 과장이 아닌 팩트가 되었다. 

 

달 마케팅은 아폴로 11호 때부터 시작됐다. 달에 착륙한 첫 인류가 달에까지 가지고 간 손목시계는 오메가 '스피드마스터'다. 최초의 본격적 '달 마케팅'이 된 오메가 시계도 계획적으로 마케팅 작업을 한 것이 아니다. NASA에서 시행한 강도 높은 테스트를 오메가 시계가 통과했고, 그로 인해 스피드마스터는 어떤 극한의 환경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 시계로 뽑힌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큰 명성을 얻게 되었고, 아직도 그 사실은 오메가 시계의 자랑으로 회자된다.

 

이번 오디세우스는 4번째 민간 우주선의 착륙시도였다. 2023년 4월 일본에서 시도됐으나 실패한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의 하쿠토-R에는 일본 기업들의 로고가 붙었다. 일본항공·스즈키·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를 비롯한 기업이 당시 광고에 참여했다. 미국의 실패한 우주선 '페레그린'에는 달에 추모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기업이 참여했었다. 

 

그동안 실패해 왔지만, 이번에 오디세우스가 성공적으로 달에 착륙하고 실제로 컬럼비아의 로고가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민간우주선을 통한 우주 마케팅이 더욱 활기를 띄게 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의 우주 기업 GEC, 러시아 우주기업 아반트 스페이스, 스타트로켓 등은 우주 광고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달 혹은 인공위성들을 광고에 활용하게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