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민낯'!
우주에서 가장 살벌한?

NASA 심도 데이터 이용한 미국 사진가 작품

NASA가 제작한 3D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미국의 사진작가 앤드루 매카시가 만든 달의 민낯 사진. / instagram

 

한국의 우주영화 <더문>을 보면, 달의 이면 즉 뒷면의 모습은 살벌하고 삭막하기 그지 없다. 우리가 매일 하늘에서보는 매끈하고 하얀 달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그러면 달의 앞면은 우리 눈으로 보는 것처럼 평화롭게 예쁘기만 한 것일까, 그럴리가 없다.  

 

2019년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3D렌더링 소프트웨어에서 쓸 수 있도록 설계한 정교한 달 CGI 문키트를 배포했다. 이 키트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심도 데이터까지 포함한 데이터의 집합으로 실제 3D 소프트웨어에서 구동해 세밀한 달 3D 지도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자료. 예술 분야에서의 활용을 위해 NASA는 이 자료를 무료로 배포했다. 

 

이 키트를 제작한 곳은 고다드우주비행센터 내 전문가그룹으로 10년간 달 궤도에 있던 LRO(Lunar Reconnaissance Orbiter)에 탑재한 카메라 LROC로 촬영한 이미지 데이터를 이용해 작성했다. LRO는 달 이미지 데이터 뿐 아니라 레이저 고도계인 LOLA를 이용해 깊이 데이터도 같이 측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심도 데이터를 활용해 만들어진 달의 디스플레이스먼트(Displacement) 맵도 함께 배포했다. 구체 표면에 붙이는 텍스처를 이용해 달의 요철 등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 정확한 달의 CG를 생성할 수 있게 지원한 것이다.

 

미국의 한 천재 사진작가가 이 자료를 이용해 ‘달의 민낯’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달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2021년 11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사진작가 앤드루 매카시(Andrew McCarthy)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cosmic_background)을 통해 NASA가 제공한 CGI 키트를 3D 소프트웨어로 합성해 만든 달 사진을 공개한 것.

 

작가는 “달의 특징인 고도를 강조함(exaggerating)으로써 달의 고지대가 달의 바다의 소프트한 곳들과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줬다”면서 “달의 바다의 매끄러운 현무암과 비교하면 크레이터가 많은 고지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는 달이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천체 중 하나이며, 우주의 나머지 영역으로 가는 디딤돌(정거장)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사진들을 만듦으로써 사람들이 인류와 우주의 경계를 탐험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고 싶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구에서는 달의 앞면밖에 관측할 수 없다. 달 착륙선들이 달의 앞면으로 가는 이유는 뒷면에서는 험하기도 하지만 지구와의 교신도 어렵기 때문. 달의 앞면은 ‘고요의바다’, ‘감로수의 바다’, ‘비의 바다’ 등 그 명명된 이름만큼이나 매끄럽고 아름다운 평원지대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조금만 강조해 보면, 생각보다 훨씬 험한 지형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지구에서 관측되지 않는 달의 뒷면은 셀 수도 없이 많은 크레이터들로 이루어져 있다. 

 

달을 3D로 재현하는 이미지 데이터를 원하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받아볼 수 있는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천재 사진가의 달 사진을 보면 여전히 달은 놀라운 비밀을 간직한 천체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