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의 밝은 '소용돌이'
지하의 용암 탓이라고?

달의 표면의 밝고 구불구불한 소용돌이. / NASA·Goddard Space Flight Center

 

달의 얼굴은 대부분 어둡고 칙칙한데, 유독 밝은 색 부분이 눈길을 끌어왔다. 1600년대에 처음 발견된 이후로 ‘달의 소용돌이(lunar swirls)’로 명명된 이 지역은 구불구불하고 신비한 패턴을 간직하고 있다. 과학자들 사이에 그 정체와 생성 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특히 잘 알려진 ‘라이너 감마(Reiner Gamma)’ 소용돌이는 수백km에 걸쳐 뻗어 있다. 소용돌이의 생성 원인을 밝히는 단서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끈다. 마그마 활동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의 우주매체 스페이스닷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달 표면에서 볼 수 있는 신비한 소용돌이 패턴은 지하 마그마 활동과 연관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탠퍼드대학과 워싱턴대학 과학자들이 주도한 연구물이 지난 5월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행성(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에 게재됐다.

 

달 소용돌이란 끊임없이 달을 폭격하는 태양풍 입자의 방향을 바꾸는 ‘자화(자계 중에 놓여진 물체가 자성을 띠는 것)된 암석(magnetized rocks)’에 의해 생성된 나선형 패턴을 말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달정찰궤도선(LRO)의 촬영 이미지에서 소용돌이 안에 있는 달 암석은 밝은 색으로 남아 있다. 반면에 이웃 암석은 태양의 전하 입자의 영향을 받아 어둡게 보인다. 쉽게 설명할 수 없었던 이런 현상이 최근 모델링과 우주선 데이터를 통해 정체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자기장이 없는 달에서 소용돌이 암석은 어떻게 자화되었을까?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크로친스키는 "충돌은 이러한 유형의 자기 이상현상(magnetic anomalies)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충격이 어떻게 그런 모양과 크기를 만들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소용돌이가 있다"며 "또 다른 이론은 지하에 용암이 있어서 천천히 냉각되면서 자기 이상현상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달에 풍부한, 티타늄과 철을 함유한 고밀도 광물 일메나이트(ilmenite)를 사용하여 '자화 효과(magnetizing effect)'를 재현해 봤다. 그들은 일메나이트와 대기 화학, 마그마 냉각 속도의 다양한 조합 사이의 반응을 살펴 자화될 수 있는 철 금속 입자를 생성했다.

 

크로친스키는 "달 운석과 아폴로의 달 샘플에서 철 금속을 생성하는 이 반응에 대한 힌트를 보았다"며 "우리의 유사체 실험은 달의 조건에서 자화 가능한 물질을 생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달의 소용돌이는 지하 마그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달 소용돌이의 기원을 이해하면 달 표면이 형성되는 과정과 달 자기장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달의 소용돌이를 조사하기 위해 떠난 우주비행사나 탐사선은 아직 없다. NASA는 ‘루나 버텍스(Lunar Vertex)’ 임무의 일환으로 내년에 소용돌이가 뚜렷한 달 앞면 저위도 지역인 라이너 감마에 탐사 로봇을 보낼 계획이다. 루나 버텍스는 달 표면의 자기 이상현상을 알아내는 첫번째 임무로, 달과 태양계 전체의 공기가 없는 세계의 상태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