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달 뒤덮은 '마그마 바다'
찬드라얀3호 데이터로도 '확인'!

인도가 달 남극에서 채취한 토양 표본에서 감람석·휘석 다량 발견

달의 남극에서 마그마 바다를 입증하는 물질이 다량 발견됐다. / NASA

 

달이 처음 생길 때 이 지구의 위성은 그후 오랜 기간 '마그마 바다(magma ocean)'로 뒤덮였다는 것이 주요 가설이다. 이른바 '거대 충돌 가설'인데, 달은 지구와 화성 크기의 천체가 충돌하면서 형성되었고, 충돌 탓에 엄청난 열이 발생해 달의 표면이 완전히 녹아 마그마 바다를 이뤘다는 것이다. 달은 시간이 지나면서 냉각과 분화, 충돌과 재용융을 거치며 현재의 모습이 됐다고 보는게 과학자들의 시각이다.

 

네이처닷컴과 파퓰러사이언스닷컴에 따르면,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Chandrayaan-3)'가 달 남극 근처에 착륙해 주변 지형을 관측한 결과, 달이 형성된 초기에 마그마 바다를 가지고 있었다는 가설에 힘이 실리게 됐다. 약 45억 년 전 화성 크기의 원시행성 테이아(Theia)가 지구와 충돌해 달이 생겼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를 제공했기 때문. 인도의 천문학자 산토시 바다왈레(인도 물리연구소)가 주도한 연구 결과가 8월 21일자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찬드라얀 3호의 프라기안(Pragyan) 로버는 달의 고위도 지역에서 레골리스(달 표면의 돌가루 물질) 표본을 처음으로 수집했다. 이 표본들은 달 표면에서 많이 발견되는 암석 아노르소사이트(anorthosite)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달이 형성된 후 오랜 시간 동안 용융 상태였고, 이후 서서히 식으면서 고체가 형성되었다는 가설에 힘이 실리는 대목. 달의 표면이 수백만 년 동안 액체 상태였다면, 가벼운 광물은 표면으로 떠오르고 무거운 광물은 바닥으로 가라앉았을 것이다.

 

찬드라얀-3호 임무의 프라기안 로버는 '알파 입자 X-선 분광기(APXS)'를 탑재하고, 분광기 실험을 통해 현장에서 원소의 풍부도를 최초로 측정했다.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지점은 달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깊은 충돌 분화구인 남극-에이트켄 분지(지름 약 2500km, 깊이 약 13km)에 가까웠다. 인도 우주선의 프라기안 로버가 토양 표본을 처음 수집한 이곳의 레골리스는 주로 적도 고지대 지역과 유사했다.

 

놀라운 점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마그네슘 기반 광물인 감람석(olivine)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 초기 모델은 순수한 아노르소사이트로 만들어진 지각을 추정하게 했지만, 후속 모델에는 지각에 감람석과 휘석(파이록센)과 같은 마그네슘 및 철 함유 광물이 포함됐다. 프라기안이 채취한 표본에는 휘석보다 감람석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른 표본과 어긋나는 발견이었다. 이곳 달 지형은 상당히 균일하며 주로 달 마그마 바다(LMO) 결정화의 산물인 철 함유 사장암으로 구성되어 있음도 밝혀졌다.

 

논문의 주저자인 바다왈레는 "휘석보다 더 많은 감람석이 있다는 것은 마그마 바다 이론 이외의 모델은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며 "그러나 더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추가 모델링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고 완전한 결론을 내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찬드라얀 3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번 발견과 연구는 달의 형성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달 표면의 원소 조성은 달의 형성과 진화 메커니즘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