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남극에 '인간 기지'
중국, 2035년까지 짓는다

국가항천국 "2050년께 2단계 확장 계획"

중국 국가항천국(CNSA)이 달 기지를 설명하며 공개한 비디오의 한 장면. / CNSA

 

'우주굴기(우주강국 도약 전략)'에 힘을 쏟고 있는 중국이 달 기지 개발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계획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달의 용암 동굴 활용까지 검토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로서는 경각심을 가질 만한 대목이다. 자칫 달 기지 건설에서 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과 스페이스닷컴 등 우주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9월 5일 안후이 성에서 열린 제2차 국제심우주탐사회의에서 '국제달연구기지(ILRS)'에 대해 더 발전된 두 단계 계획을 공개했다. 우선 1단계는 2035년까지 달 남극 근처에 기본적인 전초기지 완성을 목표로 한다. 이 단계에서는 달 표면과 궤도에 일련의 노드(전략적 지점이나 장비)를 만들게 된다. 이어 2단계에서는 2050년께 확장 모델을 건설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1단계 때는 2030년부터 2035년까지 다섯 번의 초대형 로켓 발사를 통해 유인 달 기지를 건설하게 된다. 2단계 확장 모델은 달 궤도 기지를 중심 허브로 사용하고 남극 기지를 주요 기지로 사용하는 종합적인 달 기지 네트워크를 꿈꾼다.

 

앞서 중국은 ILRS에 대한 초기 로드맵을 2021년 6월 러시아와 공동으로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양국은 2035년까지 달에 로봇 기지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이 이 계획을 주도하는 등 구체적이고 진전된 인프라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2035년까지 단계를 나누어 달 유인 기지를 완성하고 2050년까지 기지 확장 계획도 밝혔다. ILRS는 태양광, 방사성 동위원소, 원자력으로 구동되며 첨단 통신 네트워크, 호퍼 같은 달 차량, 장거리 무인 탐사 로버, 가압·비가압 유인 로버 등을 갖추게 된다.

 

달 유인 기지를 건설하면서 달의 용암 동굴을 활용하려는 중국 과학자들의 방안도 눈길을 끈다. 용암 동굴은 미래의 달 기지에 이상적인 위치로 간주된다. 차폐가 가능하여 승무원과 인프라를 방사선과 미세 운석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용암 동굴 내부에 거주지를 건설하는 것은 대형 장비와 인원의 출입, 자연 지형 수정, 현지 재료 사용, 구조적 무결성 등 여러 가지 도전 과제가 있다.

 

노트르담 대학교의 클라이브 닐 교수 등 달 과학자들은 미국과 NASA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닐은 "VIPER(휘발성 물질탐사 극지탐사 로버)의 취소 때문에 미국은 사실상 달 자원 탐사 리더십을 포기했다. 중국은 창어(嫦娥) 7호와 창어 8호를 통해 달의 휘발성 물질을 탐사하기 위해 남극으로 두 개의 임무를 보내고 있다"며 "중국은 인간이 관리하는 달 전초기지에 대해 진지하다. 미국은 불행히도 중국과 달리 인간과 로봇의 달 탐사에 대한 통합된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ILRS를 위해 파트너를 유치해 왔으며, 이번 국제심우주탐사회의에서 세네갈을 이 프로젝트의 13번째 가입국으로 받아들였다. 세네갈의 참여는 아프리카 대륙의 우주 탐사 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되고 있다. ILRS는 미래 유인 화성 탐사를 위한 기반으로도 강조되고 있어 그 잠재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크다는 점은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