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동안
지구에 달이 2개가 된다고?

지구 중력에 잡힌 '2024 PT5 소행성', 9월 29일 방문
지름 약 10m, 충분히 가깝지 않아 맨눈관측 힘들어

소행성 ‘2024 PT5’가 일시적으로 포획되어 미니 달이 될 때의 궤도(흰색). /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small body database lookup

 

9월 후반, 또 다른 달 '미니 문(mini moon)'이 지구를 찾아온다. 그러면 지구는 두 개의 달을 갖게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잠깐 동안 아주 작은 2번째 달이 지구 궤도에 머물게 된다는 뜻이다. 

 

지구를 방문하는 새로운 미니문은 지구의 동반자로 약 40억 년 동안 함께한 달과 달리, 2개월 동안만 지구 주위를 돈다. 마치 손님처럼 짧은 만남을 마치면 미니문은 11월께 다시 소행성대로 돌아가 태양을 공전할 것이라고 스페이스닷컴 등이 보도했다.

 

지름 약 10m로 아파트 4층 높이 정도로 올해 8월 발견된 미니문의 이름은 '2024 PT5'. 그러나 정체는 달이라기보다 지구의 중력에 포획된 소행성이다. 새로 발견된 물체들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온 과학자 팀이 아주 작은 2024 PT5의 특이한 동적 특성을 발견한 것. 2024 PT5는 9월 29일부터 약 56일 동안 지구에 묶일 것으로 보인다. 지구 주변을 타원형 궤도로 공전하며 지구와의 최근접 거리는 달보다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결과는 미국천문학회(AAS)의 ‘AAS연구노트(AAS Research Notes)’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의 주저자인 카를로스 데 라 푸엔테 마르코스(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교수)는 "이번 물체는 아르주나 소행성대에 속하며, 이차 소행성대는 지구와 유사한 궤도를 따르는 우주 암석들로 구성되어 있다. 태양까지의 평균 거리는 약 9300만 마일(1억5000만km)"이라며 "아르주나 소행성대의 물체들은 근지구 천체 소행성과 혜성의 일부"라고 밝혔다.

 

마르코스는 "아르주나 소행성대의 일부 물체들이 지구에 약 280만 마일(450만km) 정도의 가까운 거리와 시속 약 2200마일(3540km) 낮은 속도로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러한 조건에서 물체의 지구 중심 에너지는 음수로 증가할 수 있으며, 물체는 지구의 임시 달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지구 주위를 완전히 공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구와 달, 2024 PT5 소행성이 함께 있는 상상도. / X, space.com

 

어떤 소행성이 지구의 미니 달이 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분히 가까이 다가와야 하고, 속도가 느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구와 약 450만km 정도의 거리, 시속 약 3549km의 낮은 속도가 조건이란 얘기다. 2024 PT5는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이 확인한 장기 포획 소행성은 2006 RH120과 2020 CD3, 단기 포획된 소행성으로는 1991 VG, 2022 NX1과 2024 PT5가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2024 PT5를 일반인이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매우 작고 어두워서 강력한 망원경이 아니라면 맨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2024 PT5는 2055년에 다시 지구 주변에 나타날 것이란 예측도 있다.

 

2024 PT5의 짧은 방문으로 지구의 미니 달 연구가 조명을 받고 있다.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위험을 평가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