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거대 충돌로 생겼다?
No! 지구 중력에 포획됐다

새 연구 “원시 지구에 근접한 이중 천체 중 달만 위성으로 잡혀”

지구의 유일한 자연위성으로, 태양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위성인 달. / NASA

 

지금까지 달의 기원에 대한 일반적인 합의는 '거대 충돌 이론(Giant Impact Theory)'이다. 초기 태양계의 가설상의 행성인 테이아(Theia)가 45억년 전 지구와 격렬하게 충돌해 달이 형성됐다는 것.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와 천문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어스닷컴과 유니버스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두 교수의 새로운 연구는, 달이 젊은 지구와 또 다른 암석체의 근접 조우 동안 포획되었다고 제안했다. 즉 원시지구는 행성 형성 중 충돌 입자로부터 달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암석 위성을 포획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여기서 암석체는 '지구형 이중체(terrestrial binary)' 중 하나다.

 

지구와 테이아의 충돌을 보여주는 상상도. / Hagai Perets

 

새 연구를 이끈 사람은 대런 윌리엄스와 마이클 주거 교수다. 이른바 '이중교환 포획 이론(binary-exchange capture theory)'을 제안한 연구 결과는 9월 24일자 '행성과학저널(Planetary Science Journal)'에 실렸다. 

 

'이중교환 포획 이론'에 따르면, 원시 지구 시기에 달과 또 다른 천체가 이중 천체로서 지구 근처를 지나갔다. 이때 지구의 중력이 두 천체를 분리시키고, 그 중 하나인 달을 지구의 위성으로 포획했다. 포획된 달은 현재의 궤도를 따라 지구 주위를 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중교환 포획 이론의 유력한 근거는 달의 궤도가 지구의 적도면(실제 약 5도로 기울어져 있음)보다 태양의 궤도면(황도면)에 더 가깝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해왕성의 가장 큰 위성인 트리톤(Triton)도 예시가 될 수 있다. 트리톤은 카이퍼 벨트에서 궤도로 끌려 들어갔다고 믿어지기 때문. 카이퍼 벨트의 객체 중 약 10%는 이중체로 간주된다. 트리톤의 역행 궤도(해왕성의 회전과 반대 방향)와 해왕성의 적도에서 트리톤의 67도 기울기도 포획 사건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지구가 달보다 큰 천체를 포획할 수 있었더라도 그 궤도는 안정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포획 시나리오에서 원래의 달 궤도는 타원형으로 시작했지만, 조석의 영향으로 바뀌었다는 것. 연구팀은 조석 변화를 계산해 초기 달 궤도가 수천 년에 걸쳐 수축하면서 오늘날처럼 더 원형으로 변했다고 본다.

 

윌리엄스와 주거 교수가 이번 연구를 통해 제동을 건 거대 충돌 이론은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수집한 363kg에 달하는 달 암석과 토양에서 비롯됐다. 샘플은 화학적 및 동위원소 분석 결과, 칼슘이 풍부하고 현무암질인 지구의 암석과 토양과 유사했다. 1984년 하와이 코나(Kona) 회의에 모인 행성 과학자들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달이 젊은 지구와의 충돌 후 잔해로부터 형성되었다는 합의에 도달했다.

 

충돌 이론에 따르면, 충돌로 인해 생긴 물질이 원반을 형성하고, 이 원반에서 달이 형성됐다. 달이 지구의 적도면에 정확히 일치하는 궤도를 가지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충돌 후 형성된 물질들이 단순히 적도면에서만 퍼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현재 조석력이 달을 지구로부터 매년 3cm씩 천천히 멀어지게 하고 있다. 달은 현재 지구에서 23만9000마일(38만4633km) 떨어진 거리에서 태양의 중력으로부터 상당한 끌림을 받는다. 달은 지구와 태양 모두로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