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6호가 갖고온 달 샘플
달의 초기역사 밝힌다

영국 연구팀 "태양풍-소행성 충돌에 노출된 기간 알아내"

아폴로 16호 사령관인 존 W. 영이 달 표면을 걷고 있다. 사진은 조종사 찰스 듀크가 찍었다. / NASA

 

1972년 아폴로 16호. 존 영, 켄 매팅리, 찰스 듀크 등 3명의 우주인은 달 표면에서 20시간 14분을 머물렀으며, 무려 95.71kg의 월석을 채취해 돌아왔다. 50여년 전 아폴로 16호가 가져온 달 토양을 분석해 숨겨졌던 달의 과거가 베일을 벗게 됐다. 

 

미국의 우주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영국 글래스고대학 마크 노팅엄이 이끄는 연구팀은 과거 아폴로 16호 미션에서 수집된 달 토양을 분석해 태양계 초기 당시 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밝혀냈다. 이 연구는 10월 15일 국제학술지 '운석&행성과학(Meteoritics & Planetary Science)'에 발표됐다.

 

달의 표면은 '레골리스(Regolith)'라고 불리는 표토로 구성돼 있다. 먼지와 흙, 부서진 돌 조각 등이 뒤섞여 있다. 연구팀은 레골리스의 '각력암(角礫岩, breccia)'에 갇혀 있는 비활성 기체의 화학적 구성을 분석해 이 암석이 소행성 충돌로 인해 달 먼지가 바위로 융합돼 형성됐으며, 장기간 태양풍과 소행성 충돌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아폴로 16호가 수집한 토양 샘플의 질량을 분석해 달 표면에서 얼마 동안 노출됐는지 계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달 토양 샘플이 태양풍과 소행성에 노출된 기간은 길게는 약 25억 년 전부터 짧게는 10억 년 미만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일부는 최근 소행성 충돌 등으로 인한 충격으로 깊은 땅 속에 있던 토양이 지표면으로 끌어올려졌음을 뜻하는 대목이다. 

 

노팅엄은 "태양계 초기 달의 역사를 훨씬 더 완벽하게 그릴 수 있게 됐다. 초기 10억 년 동안 달 표면에 더 큰 충격이 가해졌고, 20억 년 전에는 이보다는 덜 강렬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연구가 달에서 비활성 기체와 기타 원소가 어디에 있는지, 또 얼마나 풍부한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줘 향후 인류가 미래 달 탐사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달에 인류가 가지 못하고 있지만, 반세기 전에 달에서 가져온 달 토양 샘플들은 아직도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2년 전엔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아폴로 17호 임무를 통해 수집된 샘플을 조사해 달의 실제 나이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4000만 년 더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