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한 스타십 잔해가 터크스 케이케스 제도 상공에서 추락하고 있는 장면을 포스팅한 X게시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거대로켓 스타십의 7차 시험발사에서 상단부 우주선 스타십(the Ship)이 폭발로 끝나자, 스페이스X는 즉각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 연방항공청 FAA 또한 엄정한 조사와 정밀한 보고서를 요청하고 나섰다.
FAA와 소셜미디어 X에 게재된 스페이스X,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포스팅, 우주 미디어 스페이스닷컴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렇다.
한국시간 17일 금요일 오전 텍사스 남부에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베이스 사이트에서 발사된 우주선은 처음에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122m에 달하는 거대 로켓 스타십은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1단계 슈퍼 헤비 부스터와 우주선 스타십은 제 시간에 제대로 분리됐다. 그리고 거대한 부스터는 스타베이스로 돌아와 발사탑의 '젓가락 팔' 메카질라에 부드럽게 포획되면서 착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주선 스타십은 실패했다. 비행 계획에 따르면 상층부는 이륙 후 약 17분 30초 만에 10개의 인공위성 더미를 배치하고 50분 후 서호주 연안의 인도양에 투하해야 했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높이 52m의 이 우주선은 발사 후 약 8분 30초 만에 폭발하여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Turks and Caicos islands) 근처 대서양 상공에 파편을 쏟아내며 산화했다.
FAA는 현지시간 17일 "사건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시정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사고 조사를 요구한다"고 발표했다.
이 작업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켓 분리 단계 후 스타십의 엔진 점화 과정에서 바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면서, '추진제 누출'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
스페이스X 창립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미 추진제 누출로 인해 스타십의 애프터 섹션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원인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우주선의 폭발은 '극적인 스카이쇼'를 만드는 것 이상의 실제 영향을 미쳤다. 인명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FAA 관계자는 오늘 이메일 성명을 통해 "터크스 카이코스 제도에 대한 공공재산 피해 보고를 확인하기 위해 스페이스X 및 관련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십 사고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FAA의 X 게시물.
FAA는, 스페이스X가 사고 조사를 주도하지만, 회사의 최종 보고서를 FAA가 승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행 복귀는, 사고와 관련된 모든 시스템, 프로세스 또는 절차가 공공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을 때 재개될 수 있다"고 FAA의 성명은 밝히고 있다.
이번 스타십 7차 시험비행은 7차이면서 첫 비행이기도 하다. 폭발한 상단부 우주선 스타십은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져 첫 비행에 나섰다 사고가 난 것. 아르테미스 3호 미션에 사용될 달 착륙선으로서의 스타십을 개발하기 위한 첫번째 기종인 것이다. 이번 사고로 더 안전하게 유인 우주비행을 할 수 있는 스타십 개발이라는 과제를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가 떠안게 됐다.
스페이스X는 NASA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스타십을 빠르게 다시 선보이고자 싶어한다. 폭발 사고 직후 스페이스X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스타십의 여덟번째 시험비행을 위한 우주선과 부스터가 건조되어 발사 전 테스트와 비행 준비를 거치고 있으며, 완전하고 빠르게 재사용 가능한 우주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신속한 반복 개발 프로세스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스타링크의 유럽진출 등을 계기로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EGA)' 상징물이 X에 게시되고 이를 머스크가 인용했다.
미국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국가정찰위성 미션을 위해 2024년 10월 24일 발사되고 있는 팰컨9 로켓. / spaceX
한편, 스페이스X는 19일 일요일(한국시간 월요일 새벽) 스타십 폭발이라는 부담을 안은 채 팰컨9 로켓을 발사한다. 이번에는 스타링크의 인터넷 위성 27개를 궤도에 배치하기 위한 비행이다.
스타링크 위성 27기를 실은 팰컨9 로켓은 미국 동부표준시 19일 오전 10시 35분(한국시간 20일 0시 35분)에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5분전쯤부터 스페이스X와 스페이스닷컴 등에서 실시간 웹캐스트 생중계된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팰컨9의 로켓 부스터는 이륙 후 약 8분만에 지구로 돌아와 태평양에 배치된 드론 착륙선박 '물론 여전히 당신을 사랑합니다(Of Cause I Still Love You)'에 착륙하게 된다.
▶"스타십을 잃었다" 스타십 7차 시험비행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