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선 아테나에 실려 달 표면에 내려앉아 탐사활동을 할 예정이었던 MAPP 로버. / Lunar Outpost
많은 기대 속에 달 착륙을 시도한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아테나(Athena)'가 한국시간 9일 안타깝게 공식적으로 임무종료된 가운데, 그 착륙선에 '보물'이 실려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아테나가 싣고 달에 가 달 표면에 내려놓을 계획이었던 달 탐사 로버에 암호화폐 열쇠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루나 아웃포스트(Lunar Outpost)가 제작한 MAPP(Mobile Autonomous Prospecting Platform) 로버는 아테나에 실려 달에 착륙했다. 바로 그 MAPP 로버에 현재(미국시간 7일) 25만1169달러29센트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지갑을 잠금 해제할 수 있는 열쇠(일련의 난수)가 있다고 루나 아웃포스트 CEO 저스틴 사이러스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화로 3억6500만원이 넘는 거액이다.
사이러스 CEO에 따르면 이 자산은 대부분 기부받은 것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및 기타 코인의 보유 자산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프로젝트는 루나 아웃포스트와 실리콘밸리의 관련 기업들이 만든 것으로, '나카모토-1'이라고 이름지어졌다.
비트코인 기부 상황을 보여주면서, 달에서의 '보물찾기'를 설명하는 사이러스 CEO의 X.
사이러스 CEO에 따르면, 숫자키는 MAPP 로버에 레이저로 새겨져 있으며 아무도 그 숫자가 무엇인지 모른다. 달 표면에 착륙한 로버가 달을 탐사하면서 돌아다니다 운영수명이 다하게 되면, 정확하게 추정할 수 없는 달의 어떤 지역에 멈춰서고, 향후 달을 방문하는 우주비행사들이 그 로버를 발견해 난수표를 확인할 경우, 암호화폐 지갑을 열 수 있게 된다. 잭팟! 그 우주비행사는 3억원이 넘는 횡재를 하게 된다.
나카모토 프로젝트는 미래의 우주비행사와 탐험가들을 유인하는 일종의 '재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러스 CEO는 "우주의 새로운 경제와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방법의 하나다"고 말했다.
맵은 45x38x40㎝ 크기의 소형 로버로 달 표면에서 초당 10㎝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맵은 달에 도착하면 아테나에서 내려와 달 표면을 돌아다니면서 자원 탐사와 데이터 수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노키아의 달 표면 통신 시스템을 시험하는 것도 맵의 임무 중 하나였다.
사이러스는 아테나가 비록 똑바로 착륙하지 못하고 넘어졌더라도 MAPP 로버를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지만, 하루만에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임무 종료를 공식적으로 선언함으로써, 로버 배치가 실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달 표면에서 로버를 찾아 다니는 모험은 사라지고, 착륙 때 쓰러진 채 머물고 있는 아테나 착륙선 안에 그대로 있는 로버에서 표면에 새겨져 있는 난수표를 찾기만 하면 '보물'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익사이팅한 도전은 줄어들지만, 달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신화 같은 재미 하나가 더 생겨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