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풍+ 레골리스= 물!
달의 물 기원 확인한 새 연구 나와

NASA 연구팀, ‘태양풍-달 먼지층 상호작용’ 진공장치 실험
"태양풍, 달표면 충돌→화학반응→물분자 생성" 증거 확보

A data visualization shows columns of glowing, golden-brown clouds streaming across the screen. The motion creates the illusion of flying through a tunnel of swirling plasma, with brighter, denser regions pulsing and twisting to suggest turbulence and varying intensity. Warm tones of amber and bronze contrast against a deep black background, enhancing the sense of depth and motion as the clouds flow dynamically from right to left, capturing the energetic and storm-like behavior of the Sun’s outflowing atmosphere.

달의 극지방(위 사진의 오른쪽)에는 얼음형태로 존재하는 물이 많이 있는데, 그 기원으로 태양풍을 꼽는 이론을 태양풍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하는 연구가 NASA에서 진행됐다. / NASA, JPL

 

달에는 물이 있다. 액체 상태는 아니지만, 남극처럼 유인 탐사의 대상이 되는 곳은 얼음형태의 물이 많은 곳이다. 그 물들은 어디서 왔을까?

 

태양에서 방출되는 전하 입자, 즉 태양풍이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화학 반응을 유발하여 물 분자를 생성할 수 있다는 이론이 제시되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팀은 실험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

 

지구의 달에 존재하는 물은 주로 얼음 형태로 달의 극지방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구적으로 그늘진 지역의 크레이터(분화구) 내부가 물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달 표면에 있는 물의 기원을 태양풍에서 찾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행성(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에 실렸다고 NASA가 최근 발표했고, 이를 어스닷컴, BBC 등 서방 매체들이 현지시간 23일 보도했다. NASA 과학자들이 태양풍 속의 수소 이온이 달 표면의 산소와 결합해 물을 형성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지금까지 물의 기원에 대해서는 태양풍을 포함 혜성 충돌, 달 내부 기원, 미소 운석 등 여러 가설이 있었다.

 

미래 달 탐사에 필수적 요소인 달의 물은 과학자들의 오랜 관심사다. 1960년대부터 연구자들은 태양풍이 달 표면에서 물을 생성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태양풍은 하전입자로, 달의 레골리스(regolith, 먼지층)와 반응해 화학적으로 물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은 태양풍(solar wind)이라 불리는 수소 양성자 흐름을 시속 160만km 속도로 방출한다. 자기장과 대기로 태양풍에서 보호받는 지구와 달리, 달은 보호막이 없어 레골리스가 태양풍에 직접 노출된다. 이같은 환경에서 태양풍의 양성자는 수소 원자가 되어 산소와 결합, 수산기(OH)나 물(H₂O)을 생성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리샤 예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태양풍과 달 토양의 상호작용을 재현했다. 1972년에 수집된 아폴로 17호의 달 먼지를 사용해 오염을 제거한 뒤, 모의 태양풍을 레골리스에 조사(irradiation), 즉 고선량으로 쐬었다. 약 8만 년의 달 노출을 시뮬레이션한 실험이다.

 

연구팀은 분광계(빛이 물질에서 반사되는 방식을 측정하는 도구)를 활용해 적외선 파장에서 물 분자의 신호를 포착했다. 빛 신호의 특정 감소는 수산기나 물 분자가 형성되었음을 나타냈다. 정확한 분자 구분은 어렵지만, 태양풍이 물 형성에 기여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얻었다는 평가다.

 

이같은 관측은 달의 물 흔적이 하룻동안 변동함을 보여준다. 아침에 신호가 강하고, 오후엔 약해지며, 밤에 다시 나타난다. 물이 정적이 아니라 태양풍에 의해 매일 생성되고 소멸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오와 그녀의 동료 이슨 맥클레인은 지구 습기 오염을 차단한 진공 장치(챔버)를 개발했다. 맥클레인은 “수십 년 된 가설을 입증한 것은 모든 오염원을 제거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달 남극의 얼어붙은 물 탐사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친다. 태양풍이 물을 생성한다면, 달 토양은 식수, 산소, 로켓 연료로 활용될 자원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주비행사들의 달 탐험 방식을 혁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