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 거의없는 달에 '자석돌'?
40억년전 소행성 충돌 흔적!

MIT 연구팀, NASA 아폴로 달 암석 대상 연구
충돌 반대편에 짧은 순간에 강한 자기장 증폭

달 앞면 북반구의 앞면에 위치한 임브리움 분지. / NASA, JPL, USGS

 

현재 자기장이 거의 없는 달에서 강하게 자화(magnetization)된 암석이 발견된 것은 수십 년간 과학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달의 자기장은 지구 자기장의 약 1%에 불과하다. 이같은 수수께끼를 풀어줄 실마리를 찾아 주목된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연구팀에 따르면, 약 40억년 전 거대한 소행성이 달에 충돌하면서 달의 약한 자기장을 일시적으로 강화해 암석에 '자기 각인(magnetic signature)'을 남겼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암석의 자기 각인은 주변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자성을 띠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1960~7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아폴로 임무 때 가져온 달 암석들을 바탕으로 했다. 

 

거대 소행성과 달의 충돌 때 생성된 초고온 플라스마 구름이 달의 약한 자기장을 순간적으로 크게 증폭시켰다고 스페이스닷컴이 23일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실린 연구결과를 인용해 현지시간 24일 보도했다.

 

MIT 연구팀의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소행성 충돌로 생성된 플라스마 구름이 달을 감싸며 충돌 지점의 반대편에서 자기장을 최대 180마이크로테슬라까지 증폭시켰다. 이처럼 증폭된 자기장은 달 표면에서 실제로 관측된 43마이크로테슬라의 강한 '자기 이상(magnetic anomalies)'을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기존에는 달 내부의 다이너모 메커니즘이나 태양풍이 달 자기 이상을 설명한다고 여겨졌으나, 달 핵이 작아 충분히 강한 자기장을 만들지 못하고, 태양풍 역시 암석의 강한 자기성을 설명하기에는 자기장이 너무 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임브리움 분지(Imbrium basin)와 같은 대형 충돌 지형이 실제로 달의 자기 이상 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소행성 충돌로 인한 자기장 증폭 및 암석 자화 과정은 약 40분 동안 일어났으며, 이 짧은 순간에 암석 표면에 충분히 강한 자기적 흔적이 남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등 여러 국제 임무들이 향후 몇 년 안에 달 남극 근처의 암석들을 탐사할 계획이다. 만약 암석들이 충돌과 고대 자기장의 흔적을 동시에 보여준다면, 연구팀의 이론이 입증되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달의 자기장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복잡한 지질학적 과정에 의해 형성되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한 달의 자기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달 탐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