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가 지구 대기권 쪽으로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허블 망원경을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1990년 지구 위 563㎞ 궤도로 쏘아 올려졌던 허블 망원경의 현재 궤도는 지구 위 547㎞. 마지막 수리를 했던 2009년 이후에도 13년간 근 20㎞ 더 지구 쪽으로 내려왔다. 이 대로라면, 허블은 2037년쯤 지구 대기권에 진입해 타버리게 된다. 그런데 9월30일 NASA의 토마스 주부큰 과학 담당 부국장은 "스페이스 X와 협력해, 이 망원경의 고도를 안정적인 궤도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6개월간 검토(study)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는 몇 달 전 NASA에 자사의 유인우주선(有人宇宙船)인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을 이용해 허블 망원경을 보다 안정적인 높은 궤도로 올리는 방법을 제안했고, '연구'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자사가 부담하겠다고 했다. 궤도 올릴 수 있으면 15~20년 수명 연장 만약 스페이스X나 다른 우주기업이 허블을 약 60㎞ 위로 끌어올리면, 허블 망원경의 수명은 15~20년 더 연장될 수 있다고 한다. 허블 망원경은 지금까지 다섯 차례 우주에서 수리를 하면서 33년째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첫번째 수리는 1993년 12월 우주왕복선 엔데버(Endevour)를 통한 허블 망원경의 주(主)거울 수리였다. 허블은 1990년 4월 궤도에 진입했지만, 제조와 발사에 무려 160억 달러(2021년 인플레이션 기준)를 들인 허블 망원경이 처음 지구로 보낸 이미지는 너무 흐릿해서 과학적 가치가 전혀 없었다. NASA는 제조상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주(主)거울에서 1.3㎜의 구면 수차(spherical aberration)가 발생한 것이었다. 3년 뒤 엔데버 우주왕복선의 우주인들은 11일 간 이를 보정하는 장치를 설치하고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마지막 서비스 작업은 2009년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를 통한 것이었다.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2011년 폐지됐다. 이후 NASA의 우주인과 화물이 국제우주정거장(ISS)를 오가는 주(主)교통수단은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이었다. 따라서 NASA에게 허블 망원경 '수리'는 계속 팽창하는 민간 우주산업의 기술력과 협업해 우주 탐험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실현되면, 민간 우주인의 최고 높이 도달 기록 그러나 '허블 끌어올리기' 미션은 아직 여러모로 유동적이다. 우선 이 미션은 내년 1분기에 스페이스 X사의 크루 드래건을 전세 내서 민간 우주인만으로 허블 망원경 고도까지 올라가겠다는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의 계획과 맞물려 있다. 신용카드 결제처리업체인 '시프트4페이먼트'를 창업한 아이잭먼(39)은 작년에 크루 드래건의 4인 좌석을 모두 사들여, 간호사·대학 과학 강사·데이터 기술자 등 민간 우주인으로만 구성된 '전세 우주여행'을 실현한 인물이다. 아이잭먼은 내년 봄 크루 드래건을 이용한 '폴라리스 돈(Polaris Dawn)' 계획을 통해 허블과 도킹해 위로 끌어올리고, 민간인 최초의 우주 유영까지 하며 허블에 필요한 다른 수리와 업데이트까지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1972년 NASA의 달 착륙 프로그램 이래 민간인이 우주에 올라간 최고도가 된다. 민간 우주인이 몇차례 오간 ISS는 지구상 408㎞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 우주왕복선의 화물칸은 스쿨버스만 한 허블 망원경을 적재할 수 있을 만큼 컸다. 우주왕복선의 우주인들은 허블을 화물칸에 싣고 우주 유영을 하면서 수리 작업을 했다. 그러나 '크루 드래건' 우주선 시리즈의 화물칸은 허블보다도 작다. 그래서 크루 드래건은 2009년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가 허블 망원경에 설치한 도킹 고리(ring)를 연결해 고도를 약 60㎞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 X의 제시카 젠슨 부사장은 "드래건의 현재 능력, 허블과 안전하게 도킹하는 방법 등 모든 기술적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며 "공공 부문과 민간·상업 분야의 파트너십을 통해 허블 망원경 같은 복잡하고 도전적인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간 우주기업들이 이미 위성 수리 NASA의 주부큰 부국장은 이날 스페이스X와의 스터디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결코 배타적으로 확정된 계획이 아니며, 다른 회사들도 다른 로켓·우주선으로 다른 제안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NASA의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해도, 연방 정부의 미션을 경쟁 없이 특정 회사에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금까지 모두 32차례 우주인과 화물을 ISS로 보냈다. 미국엔 또 위성 수리·연료 재급유 서비스를 하는 많은 우주 기업들이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노스롭 그루먼 사는 MEV-1이란 위성을 쏴 올렸다. 이 위성은 고도 3만6000㎞의 정지 궤도에서 연료가 고갈된 상업 통신위성 인텔샛 901호에 도킹해, MEV-1 자체 추력으로 5년간 인텔셋 901호의 궤도를 유지시키는 '견인 위성'이었다. 5년이 지나고 나면, MEV-1은 인탤셋 901호를 정지 궤도보다 300㎞ 더 높은 '묘지 궤도'로 보내고 연료를 부족한 다른 위성을 찾아서 또다시 수명을 연장시키는 임무를 맡는다. 거대한 통신 위성을 발사하는데 막대한 돈이 들다 보니, 이런 '견인 위성'이 등장한 것이다. 제임스 웹 천체망원경이 있는데 왜 허블을? 인류는 허블이 있었기에, 기존에 100억~200억 년으로 추정했던 우주의 역사를 137억 년으로 좁힐 수 있었다. 허블 덕분에, 우주의 가속적인 팽창과 은하와 항성, 성운, 혜성 등의 진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작년말부터 제임스 웹(Webb) 망원경이 허블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우주 깊숙한, 지구 위 160만 ㎞ 상공에서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웹 망원경이 보낸 이미지는 지난 7월12일 첫 5장이 공개됐다. 허블은 우주 속 13억4000만 광년을, 웹은 13억6000만 광년을 들여다볼 수 있다. NASA는 두 망원경은 우주를 보는 방식이 달라 상호보완적이라고 말한다. 웹(Webb)은 기본적으로 우주를 적외선(infrared) 렌즈로 보지만, 허블은 기본적으로 가시광선(광학)·자외선 영역으로 보고, 부분적으로 자외선 영역으로 본다. 따라서 같은 천체를 봐도, 보는 것이 다른 것이다.
충돌의 증거는 긴 꼬리로 남았다. 9월 26일, 지구에서 발사한 DART 우주선이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와 충돌했다. 그 후 소행성 부스러기와 먼지 등으로 이루어진 1만㎞가 넘는 꼬리를 포착됐다. 미국 국립 광학·적외선 천문학연구실(NOIRLab)과 로웰천문대 등 공동 연구진은 이 꼬리를 수개월 간 관찰할 예정이다. 연구진들은 이 꼬리가 앞으로 계속 길어졌다가 점점 우주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리, 여름휴가 어디로 가?" "아, 저는 가족들과 화성으로 가요" 믿기지 않겠지만 이 대화는 우리가 몇 년 안에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눌 대화일지 모른다. 우주는 더 이상 우리가 궁금해야만, 연구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지금 21세기의 우주는 선점하는 자가 막대한 부를 독차지하고 세계를 지배하는 공간이 됐다. 우주 여행 시장, 5년 뒤엔 2조원 규모! 우주 산업의 핵심 축을 맡고 있는 건 우주 관광 산업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우주 비행 비용이 낮아지면서, 우주여행 상용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 민간인만 탑승한 우주여행은 여러 차례 성공했으며, 현재 우주여행 관광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난 3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머전 리서치 (Emergen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준궤도 운송과 우주 관광 시장의 2021~2028년 연평균 수익률(CAGR)은 16.8%로 예측된다. 시장 규모 가치는 2020년 4억2370만 달러(약 5818억원)에서 2028년 14억4400만 달러(1조9834억원)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맨 앞엔 머스크, 따라붙는 제프 베이조스, 리처드 브랜슨 현재 우주 관광 산업은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 등이 주도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화성의 식민지화·인류의 우주 진출을 목적으로 2002년에 설립했고, 블루오리진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2000년 지구를 오염 산업으로 해방하기 위해 세웠다. 버진갤럭틱은 2004년 영국의 억만장자인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상업적인 우주관광을 실현하기 위해 세운 기업이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작년 7월11일 버진갤럭틱의 민간 우주선 'VSS 유니티'를 타고 지구 대기권 밖인 고도 약 88.5㎞ 상공까지 도달한 뒤 4분가량 미세 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지구로 복귀하는 첫 우주 관광에 성공한 바 있다. 9일 뒤 제프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의 우주 캡슐을 타고 '카르만 라인'(고도 100km)을 넘어 106km 준궤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는 블루오리진의 첫 유인 비행 기록으로 남았다.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작년 9월 민간인 4명을 태우고 575㎞ 궤도에 진입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420㎞)보다 높은 곳이다. 최고 고도는 585㎞였다. 이들은 사흘 동안 우주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며 '우주 관광'을 즐겼다. 1000억 내고 ISS로 여행 간 일본인 작년 12월엔 1000억원을 내고 ISS로 여행을 간 민간인도 등장했다. 주인공은 일본 '패션 재벌' 마에자와 유사쿠(47)다. 마에자와는 자신의 비서인 히라노 요조(37)와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ISS에서 12일간 우주관광을 즐겼다. 그는 ISS에 머무는 동안 과자 먹기, 화장실 이용 등을 주제로 우주생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다. 우주 호캉스도 현실이 된다 2027년엔 우주에서 호캉스도 즐길 수 있다. 미국 우주개발회사 '오비탈 어셈블리(OAC)'는 최대 450명까지 수용 가능한 우주호텔 '보이저 스테이션'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조금 높은 지구 500~550㎞ 상공의 저궤도에 세워진다. 2025년 착공해 2년 뒤인 2027년부터 우주 여행객을 받는게 목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기술자들과 조종사, 그리고 다수의 건축가들로 이뤄진 오비탈 어셈블리가 현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민간 업체들이 우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우주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아직 많은 이들에게 '그림의 떡'이지만 우주여행의 문턱은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작년 11월15일 지구에서 400㎞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션 콘트럴센터에서 보낸 경보가 떨어졌다. 이날 러시아가 낡은 코스모스(Kosmos) 1408호 위성을 요격하는 시험을 해, "파괴된 위성에서 발생한 파편들이 날아오고 있다"는 경보였다. 코스모스 1408호 위성의 고도(高度)도 지상 480~500㎞로 비슷했다. ISS에 비상경보! 대피하라, 파편이 날아온다 이 파편들의 속도는 초속 7㎞가 넘어, 정거장 외벽에 맞으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주인들은 도킹해 있던 러시아의 '소유즈' 유인우주선으로 황급히 대피했다. ISS 내부에선 정적(靜寂)만 흘렀다. 심지어 러시아 우주인들조차 사전에 러시아 군부로부터 위성 파괴 계획을 사전에 통보 받지 못해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빌 넬슨 국장은 "러시아연방우주국(POCKOCMOC) 국장이 러시아 국방부에서 전혀 연락을 못 받았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며 “자국 우주인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짓을 하다니"라고 비난했다. ISS는 같은 달 초에도 급히 궤도 수정을 해야 했다. ISS는 충돌 확률이 10만분의1을 넘으면, 궤도를 수정한다. 중국이 2007년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했던 펑윈(風雲)-1C 기상 위성의 파편이 ISS를 향해 오고 있었다. 실제로 ISS가 가동된 지난 24년 동안, 모두 30차례의 근접 충돌 위험이 발생했다. 작년 5월엔 캐나다가 ISS에 설치한 로봇 팔이 우주 파편에 맞아, 5㎜ 크기의 구멍이 나기도 했다. 2016년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한 통신위성의 태양전지판에서 기능 저하가 발생한 것도 1㎜ 크기의 우주 파편에 맞은 탓이었다. 쏠 때는 좋았죠? 그런데 뒷감당은 누가 합니까 NASA에 따르면, 우주 파편의 총량은 대략 9000톤쯤 된다. 이 중 지구에서 계속 추적이 가능한 10㎝ 이상의 파편만 2만7000개(NASA)~3만6000개(ESA). 미 국방부의 우주감시네트워크(SSN)는 10㎝ 이상 크기의 파편을 매일 추적한다. 이밖에, 너무 작아 지구에서 레이더 추적이 어려운 수 ㎝ 크기의 파편이 약 50만 개, 수 ㎜ 짜리 파편이 1억 개쯤 된다. 이것들이 시속 2만5000㎞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돈다. 강대국들이 위성 파괴 무기를 실험하기 이전에도, 인간이 탐험을 시작한 이래 지난 65년간 우주에는 수명을 다한 위성, 로켓 부스터 잔해, 폭발한 모터 등이 서서히 쌓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늘어난 것은 주요 강대국들이 자국의 노후 위성을 상대로 위성파괴(ASAT) 무기를 실험한 결과다. 중국(2007년)·미국(2008년)·인도(2019년)·러시아(2021년)가 계속 지상 발사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실험을 하면서, 급속도로 우주 파편이 늘어났다. 10㎝ 이상의 파편 중 6000개 이상이 ASAT 시험 발사에서 발생했다. 이것들은 50년 이상 우주에 떠 있는다. 2007년 1월17일 중국이 지상 863㎞ 하늘에 떠 있던 풍윈 위성 하나를 파괴한 것만으로도, '추적 가능' 우주 파편의 수가 10%(3500개) 늘어났다고 한다. 그나마 지상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하늘에 떠 있는 우주 쓰레기는 수년 내에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마찰에 의해 불타 없어진다. 미국이 2008년 파괴한 정찰 위성은 지구 위 247㎞에 있었고, 수개월 내에 파괴된 파편의 99%가 대기권으로 떨어져 연소했다. 그래서 지상 600㎞ 이하의 우주는 '자정(自淨)' 능력을 갖췄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500㎞ 못 미쳐 날던 러시아 코스모스 1408호 위성은 파괴된 일부 파편이 되레 더 올라가면서, 지금도 우주를 떠돈다. 지상 1000㎞ 이상으로 올라간 우주 파편은 영원히 존재하게 된다. 우주 파편의 70%, 우리 일상과 밀접한 저궤도 돌아 우주 파편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파편들의 대부분이 바로 우리의 현재 일상이자 인류의 미래가 달린 저궤도(LEO)에서 떠돌기 때문이다. 저궤도는 지상 150~2000㎞를 말한다. 이 우주 공간은 허블 우주망원경(지상 약 547㎞), 미세중력을 이용해 바이오 의학·제조 실험을 하는 ISS(400㎞), 이리듐(780㎞)·오브콤(825㎞)·글로벌스타(1413㎞) 등 수많은 통신 위성들이 위치한 곳이다. 또 9월 현재 2300개가 넘는 스페이스X의 인터넷 통신위성 스타링크 위성도 지구 위 550㎞에 떠 있다. 현재 지구 궤도에서 작동 중인 위성 5000개 중 4000개가 이 저궤도에 위치한다. 스타링크는 앞으로도 4만 개를 더 쏴 올린다는 계획이고, 아마존의 카이퍼(Kuiper) 위성 프로젝트도 7000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서류상'으로는 2030년까지 우주엔 민간 위성 수만 10만 개 이상이 된다. 이미 우주는 날씨 예보·인터넷 접속·금융거래 통신망·GPS 등 우리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 됐다. 인류의 실험실 우주, 파편에 당한다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인공 망막을 생산하는 미국 코네티컷 주의 바이오 기업 램다비전(LambdaVision)은 지난 8월말 우주로부터 한 소포를 받았다. 램다비전이 지난 3월 보잉 사의 ISS 기술 실험 분야에 응모해, 미세중력(microgravity)이 작용하는 ISS 실험실에서 제조할 수 있었던 단백질 기반 필름이 담긴 상자였다. 중력과 대류의 영향을 받는 지상과는 달리, 무중력 상태의 우주 실험실에선 단백질층(層)을 3차원적으로 균질(均質)하게 제조할 수 있고, 또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세포와 단백질의 배양뿐 아니라, 반도체·합금·복합재료 등의 생산과 신소재 개발들도 미세중력의 더 순수한 제조환경에서 고(高)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 그래서 미국에선 캡슐 형태로 된 민간 우주 공장 설치까지 추진 중이다. 즉, 저궤도보다도 더 높이 떠 지구 대기권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는 진공 상태이고, 인간의 개입 없이 완전 자동화된 작업 환경에서 작고 값비싼 제품을 대량 생산해 이를 경제성 있는 운송 비용으로 지구로 배달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주에 떠 있는 '무인공장(無人工場)'이다. 이 우주 공장은 필요한 부품 조달과 제품 배송을 위해 가끔씩 우주정거장에 도킹할 뿐이며, 제품을 우주정거장에서 지구까지 배송하는 것은 우주왕복선이 맡는다. ISS는 또 지난 20년간 인류가 우주에서 겪는 노화·골밀도 하락 등의 신체적 변화와 우주 방사선의 과다 노출과 같은 우주 환경에 대해 많은 연구와 실험을 해왔다. 이는 앞으로 인류가 달과 화성을 비롯해 우주에 장기간 체류하며 개척해 나가는데 필요할 뿐 아니라, 지구상에서의 의학·생물학 연구에도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다. 누가 우주를 청소할 것인가 그런데 이런 보물과 같은 우주 실험실과 공장들이 우주 파편으로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주 파편은 지금도 2차 충돌을 일으키면서, 지구에선 추적할 수 없는 수㎜~수㎝의 파편을 계속 양산한다. 우주 및 경제 전문가들은 2016년 대략 3400억 달러 정도였던 우주 관련 경제는 2040년엔 수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주 파편이 그 성장에 위협이 되지 않으려면, 우주를 '청소'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미 적지 않은 스타트업들과 국가에서 다양한 우주 쓰레기 수거 방안이 나왔다. 그러나 기술적 타당성은 일단 제쳐 놓더라도, 아무도 '청소'를 강제하지 않는데 그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는 막대한 청소 비용을 어느 나라도 떠안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는 게 현실이다.
"어때요? 우리 닮았나요?" 바비 인형이 둥둥 떠다닌다. 유럽 여성으로는 첫 국제 우주 정거장(ISS) 선장을 맡은 사만타 사만다 크리스토포레티. 그녀가 그녀와 닮은 바비인형과 ISS 내부에서 사진을 찍었다. 크리스토포레티가 처음으로 우주를 여행한 건 2014년. ISS에 199일동안 머물렀는데, 이것은 당시 여성으로서는 최장 기록이었다.
미국이 유인 달 탐사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아르테미스Ⅰ의 로켓 발사에 나서면서 1970년대 이후 주춤했던 달 탐사 열풍이 50년 만에 다시 한번 달아오르고 있다. 달 탐사는 인간이 지구를 벗어나 달로 가는 첨단기술을 검증하는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달의 자원을 경제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화성 등 심우주 탐사의 교두보로서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유인 우주탐사를 하겠다는 구상도 우주 선진국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계에서는 지속가능한 달 표면 탐사 방법과 달 기지 건설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달에 기지를 짓는 방법으로 달 현지에서 건설 재료를 조달해 만드는 현지 자원 활용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주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기지를 건설하는 방법이다.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에서 달 기지 건축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운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너무 큰 비용과 시간이 들어 불가능하다. 또 지구에서 건물을 지을 때 보통 활용하는 콘크리트는 물과 시멘트의 수화반응을 기반으로 하는데, 진공 상태인 우주 환경에서 이런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우주 선진국에서는 레이저, 태양광, 마이크로파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달 표면의 흙(월면토)을 가공해 건설 재료로 만드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달의 흙에 마이크로파를 가해 블록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일종의 커다란 전자레인지에 월면토로 만든 벽돌을 넣고 굽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벽돌의 압축 강도는 20㎫ 이상으로, 일반적으로 건설에 사용되는 콘크리트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최근 델라웨어 대학의 연구진은 국제 저널(Advances in Space Research)에 논문을 게재하고 달과 화성의 인공토양에 규산나트륨을 더해 지오폴리머 시멘트 벽돌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달의 표면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달 토양과 물리적·화학적 특성이 비슷한 인공 월면토(lunar simulant)를 개발하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 인공월면토를 자체 개발해 활용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유럽(ESA), 일본 등 우주 선진국이 대부분으로, 인공월면토는 모든 달 탐사를 대비해 달 환경을 모사하는 모든 연구에 활용된다. 개발된 인공월면토 중 가장 대표적인 재료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샌프란시스코 화산지대의 현무암과 화산재를 이용해 개발한 'JSC-1'이다. 우리나라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강원도 철원지역의 현무암을 이용해 자체 월면토 'KLS-1'을 개발해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페트병에 수천도의 열과 지구 대기압의 100만배에 달하는 초고압을 가해 나노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로스토크대학 물리학 교수 도미니크 크라우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스탠퍼드 선형 가속기 센터'(SLAC)의 초강력 레이저를 물병이나 식품 용기 등에 이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에 조사하고 X선 회절법을 이용해 원자가 재정렬하며 나노 다이아몬드를 생성하는 장면을 관찰한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SLAC과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뉴스'(ScienceNews) 등에 따르면 천왕성과 해왕성 등 얼음으로 덮인 거대 행성 내부 깊은 곳의 초고온, 초고압 환경을 모방한 실험에서 다이아몬드가 생성되는 것이 처음으로 확인돼 얼음 행성의 '다이아몬드 비' 가설이 제기돼 왔다. 당시에는 천왕성과 해왕성의 주요 화학 성분인 수소와 탄소로 된 혼합물인 플라스틱이 실험 대상이 됐다. 크라우스 연구팀은 이 행성들에 산소도 존재하는 점을 고려해 화학적 구성이 더 비슷한 PET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산소가 존재하면 이전에 관측됐던 것보다 더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 나노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헬름홀츠-젠트룸 드레스덴-로젠도르프연구소(HZDR)의 연구원이기도 한 크라우스 교수는 "산소는 탄소와 수소 원자를 분리하고 수소를 빨아들임으로써 남겨진 탄소 원자의 결합을 쉽게 해 다이아몬드 형성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해왕성이나 천왕성의 다이아몬드는 실험에서 생성된 나노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더 커 수백만 캐럿에 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예측하면서, 이 다이아몬드들이 수천 년에 걸쳐 얼음층 밑으로 가라앉아 행성의 핵 주변으로 두꺼운 층을 형성하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주에 무수히 많은 얼음 행성에서 다이아몬드 비가 내리는 것이 지금까지 추정해온 것보다 더 일반화돼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무엇보다 이번 실험에서 활용된 기술로 의료 장비나 퀀텀 센서 등에 사용되는 나노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노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 덩어리를 폭발시켜 만드는데 크기나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통제가 어려운데 새 기술은 목적에 맞춰 맞춤 제작이 가능한 것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