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기누스의 창'을 아는가. 예수의 성혈 전설과 함께하는 창이다. 라틴어로 Lancea Sancta, Lancea Longini라고 하고 영어로는 Holy Lance, Lance of Longinus, Spear of Destiny라고 불린다. '성스러운 롱기누스의 창'이라는 뜻이다. 성경의 요한복음 19장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찔러 그의 죽음을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 창으로 찌른 로마병사의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외경 버전에는 롱기누스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그는 눈에 병이 있었는데, 예수의 옆구리에서 흐른 피를 눈에 바르자 시력을 되찾게 되었다. 감동한 롱기누스는 변심하고, 예수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고, 전도하다가 순교당한다. 성 론지노, 예수를 찌른 로마병사는 훗날 성인이 되었다. 이 롱기누스의 창은 후대에 걸쳐 신화와 전설로, 문화콘텐츠로 변주되며 거듭 등장하게 된다. 성혈이 묻어 성스러운 힘을 지니게 되자 역사 속 악당들이 그 창의 힘을 얻기 위해 탐사하는 것이 대표적인 콘텐츠다. 그리고, 저 유명한 '신세계 에반게리온'에도 등장한다. 3세대 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꼽히는 '에반게리온'에서 '궁극의 무기'로 불리
팬암의 Space Clipper 모형과 '달 여행 클럽' 멤버 카드. / National Air and Space Musium 2023년말 일본의 한 민간기업에서 우주여행 티켓을 발매하기 시작했다. '장래우주수송시스템'이 2040년에 우주여행을 하는 티켓을 수천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버진갤럭틱은 우주관광객을 태운 첫 상업 비행을 2023년에 성공했다. 민간 영역에서의 우주 관광이 드디어 실현되고 있는 것. 머지않은 장래에 더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는 ‘우주 관광 상품’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다. 그런데, 진짜 놀라운 일은 따로 있다. 지금으로부터 반세기도 더 전인 1969년에 달 여행을 홍보하며 여행 프로그램을 판매한 항공사가 존재했다. 지금은 사라진 미국의 항공사 ‘팬암’이 1969년 달 여행을 홍보하며 여행 프로그램의 신청을 받았다. 미국 정부가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을 때다. 아직 누구도 달에 도달해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아폴로 프로젝트의 인기를 업고 달 여행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당시 팬암은 그만한 기술력도 없었고, 자본력도 충분하지 않았으니, 누구도 가능성을 자신할 수
우리는 달의 앞면만을 볼 수 있다. 달의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기 때문. 매일밤 바라보는 달의 앞면 중에서도 눈에 아주 잘 띄는 크레이터가 있다. '티코 크레이터(Tycho Crater)'다. 슈퍼문이라도 뜨는 날이면 찬찬히 눈으로 살펴보기만 해도 구별해 낼 수 있고, 보통 때라도 쌍안경만 있으면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밖에. 작은 구멍처럼 보이는 티코 크레이터는 사실 85km의 거대한 크기에 150km에 달하는 레이 시스템이 있는데다 달에서 가장 밝은 충돌구/분화구 중 하나다. 레이 시스템은 충돌 크레이터가 생길 때 튀어나온 분출물 자국이다. 이 티코 크레이터가 어떻게 우리 인간의 상상력 속으로 녹아들었는지 살펴보자. ▶소설 속 티코 우주와 미래세계를 다룬 SF장르에서 '세계 3대 거장'이라고 불리는 작가들이 있다. 로봇 관련 콘텐츠에 꾸준히 등장하는 ‘로봇의 3원칙’을 만든 아이작 아시모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집필해 이견없이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아서 C. 클라크, 그리고 밀리터리 SF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로버트 A. 하인라인이다. 하인라인은 1940년 단편소설 <폭발은 일어난다(Blowups Hap
2024년 새해 벽두, 일본의 달 착륙 성공을 비롯해 수많은 달 탐사 계획들이 진행되고 있다. 사실, 올해 가장 큰 우주 이벤트는 11월 발사로 계획되었던 미국의 아르테미스2 미션. 크게 보아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내 달기지를 짓고 그것을 기반으로 심우주 탐사까지 진행하는 것이 미 항공우주국 NASA 아르테미스 프로젝트(Artemis Project)의 목표다. 2025년 9월 발사로 연기된 아르테미스2 미션은 우주비행사 4명이 실제로 우주선에 탑승해 달 궤도를 돌면서 달을 탐사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우주 협력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의 궁극적 핵심은 화성 및 행성 탐사를 위한 달 자원의 탐사와 채굴이다. 그런 점 때문에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달 골드러시’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20년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 이탈리아 등 8개국이 모여 창설되었으나 현재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33국이 참여하는 대형 우주 프로젝트로 확대되었다. 그런데, 도대체 달에는 어떤 자원들이 매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달 탐사에 집중하는 것일까. AI를 비롯한 첨단산업으로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
이스라엘 달 착륙선 브레시트가 달에 추락하면서 남긴 흔적이 오른쪽 사진 가운데 보인다. / NASA 지구에서 가장 생명력이 강한 생명체를 꼽는다면, '곰벌레' 혹은 '물곰'이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생물이다. 영어로는 'water bear'라는 '완보동물'. 물과 먹이가 없어도 오래 살고, 아무리 뜨겁고 차가워도 거뜬히 버텨내는 괴물같은 생명력을 가진 생물이다. 이 '지구상 최강의 동물'이 달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떻게? 물곰이 달에 살고 있다는 설(說)의 배경은 이렇다. 2019년, 이스라엘의 민간기업 스페이스일(SpaceIL)은 국영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 IAI와 함께 달탐사선 ‘베레시트(Beresheet)’를 쏘아 올렸다. 베레시트는 당초 달 북위 25도, 동경 15도인 ‘맑음의 바다(Mare Serenitatis)’ 북동쪽 지역에 착륙을 시도했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진행된 착륙 과정은 처음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고도 7km 지점에서 엔진이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작동을 재개했으나 고도 150m 지점에서 통신까지 끊기면서 결국 착륙에 실패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네번째 달 착륙 국가로 올라서는
달에도 산이 있다. 아폴로11호의 착륙을 비롯해 많은 달 탐사와 연구, 영화 등을 통해 '달의 바다'들에는 익숙하지만 달의 산은 낯설다. 그렇지만 움푹한 곳이 있으면 솟아오른 곳이 있게 마련. 다만, 지구에서의 산은 대체로 지질활동의 결과로 만들어졌지만, 달의 산은 오래전 소행성의 충돌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달에서 가장 높은 산은 무엇일까? 달 최고봉은 '비의 바다'와 함께 형성된 '몬스 호이겐스(Mons Huygens)'다. 이 산의 봉우리들에 따로 이름이 붙여져 있지는 않지만, 최고봉을 포함한 산이름이 몬스 호이겐스다. 최고 높이는 5500m이고 길이는 41.97km에 달한다. 소행성 충돌 때문에 달 표면이 5500m 융기했다고 보면, 당시 충돌이 얼마나 강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달에는 몬스 호이겐스보다 더 높은 지점도 있다. 산 형태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높아져 1만785m의 높이에 이르는 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일종의 고원인 셈인데, 그 이름은 정상답게 '셀레네 서밋(Selenean Summit)'이다. 정상의 대략적 좌표는 5.4125°N 158.6335°W.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의 해발 8838m에다
아폴로17호가 달의 암석에서 채취(위 사진/ NASA)해온 현무암 샘플을 분석해 그 기원을 밝인 논문을 실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50여년전 마지막으로 달에 간 아폴로17호 우주비행사들은 달의 커다란 현무암 덩어리에서 현무암 샘플을 챙겨서 지구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 암석의 샘플에는 티타늄(Ti) 함량이 이례적으로 높았다. 과학자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티타늄 함량이 높은지 지속적인 연구를 했으나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었다. 영국과 독일 연구팀이 달 표면 특징 중 하나로 꼽히는 고티타늄 현무암이 생성돼 표면으로 분출되는 데 중요한 반응과 과정을 실험실에서 재현해 50여년간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를 해결했다. 영국 브리스톨대 팀 엘리엇 교수와 독일 뮌스터대 마르틴 클라버 박사팀은 16일 과학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공개한 연구논문을 통해, 용융 암석을 이용한 고온 실험과 달 암석 표본 정밀 분석을 결합, 고티타늄 현무암을 생성하는 마그마의 구성을 결정하는 중요 반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 NASA 아폴로 우주선들이 달의 지각에서 용암이 굳은 암석 표본을 가져오면서 달 표면 일부
목성에 이어 이번엔 나의 이름을 달 표면으로 보내보자.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달 탐사로버 ‘바이퍼(viper)’에 이름을 실어 보내는 이벤트를 3월 15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NASA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절차를 거쳐 이름을 보내면 달나라로 가는 티켓이 발부된다. 1월 5일 오후 현재 2만5000명 가까이 신청했다. 달 남극 얼음 등 자원을 탐사하기 위한 바이퍼는 애스트로보틱의 달 착륙선 '그리핀 미션1(Griffin Mission One)'의 일환으로 제작돼 2024년 후반에 스페이스X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달 표면으로 향한다. 바이퍼는 달 표면에서 100일 동안 임무를 진행하면서 달 얼음 특성과 농도, 기타 자원 탐사를 통해 인류의 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예정이다. 이번 이벤트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NASA홈페이지의 신청 사이트 https://www.nasa.gov/send-your-name-with-viper에서 간단하게 이름, 우편번호만 작성하면 자신의 영문 이름이 들어간 바이퍼 가상탑승권 이미지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니컬라 폭스 NASA 과학임무책임자는 “바이퍼를 통해 이전에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달 표면 일부를 연구하고 탐험할 계획
다누리가 3월 26일~11월 30일에 걸쳐 광시야편광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로 제작한 달 전체 지도. / 과기정통부 우리나라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당초 계획했던 1년간의 활동을 마치고 그동안의 활동 결과를 정리하고 새로운 사진을 공개하는 등 1주년 기념행사가 26일 열렸다. 다누리의 수명은 2년 연장돼 2025년 말까지 활동하게 된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다누리의 스펙타클 365 전(展)>이 전시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열린 다누리 1주년 기념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이상률, 이하 ‘항우연’)이 개최했다. 행사의 공식명칭은 '다누리 임무운영 성공 및 다누리의 스펙타클 365 전(展) 개최 기념행사'. 이날 행사에서는 석현정 카이스트 미술관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의 축사, 이상률 항우연 원장의 기념사, 김대관 미래혁신연구센터장(前 달탐사사업단장)의 다누리 운영현황 및 계획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으며, 최홍훈 롯데월드 대표이사, 다누리 개발‧운영 관련자 등이 참석하여 다누리의 임무운영 성공과 다누리의 스펙타클 365 전(展) 개최를 축
달의 궤도를 도는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과 관련해 '말도 안되는 일'이 관측됐다. 달의 앞면보다 뒷면이 더 뜨겁거나 더 많은 물을 함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전기적 전도성에 관한 관측이다. 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인 '다누리'를 통한 관측결과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현지시간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지구물리학회(AGU)에서 한국의 다누리 연구진이 운영 상황과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고 발표했다. 네이처는 지금까지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발사된 다누리는 달 임무궤도를 돌면서 2025년 12월까지 달 착륙 후보지 촬영, 달 표면 원소‧광물 지도 제작을 위한 달 표면 편광‧감마선 관측, 달의 기원 연구를 위한 달 자기장 측정, 우주인터넷기술 검증 등 다양한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누리'가 촬영한 달의 뒷면(왼쪽사진)과 다누리의 임무성과를 성공적이라고 평가, 보도한 네이처.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지구물리학회에서 진호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는 다누리의 자기장 측정기(KMAG)와 미국의 달 과학위성 테미스 2기를 이용해